자율주행車 사고나면 누가 책임지나요?

자율차 현실화...악천후, 보험·해킹 문제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카테크입력 :2016/01/19 17:26    수정: 2016/01/19 17:28

“자율주행차는 눈길에서도 안전하나요?” “자율주행차 타다가 사고나면 누가 책임져야 하나요.” “자율주행차 타다가 해킹 당하면 어쩌죠?”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기사나 인터넷 블로그 글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반응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자 이 같은 우려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빠르면 2020년, 늦으면 2030년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현대차,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업체들은 이미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이 탑재된 차량을 출시했지만, 이 기술들은 일부 제한된 조건에서만 작동되는 ‘준자율주행’ 기술에 해당된다.

■돌발 상황 속 자율주행 테스트에 소극적인 자동차 업계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와 구글 등 IT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운행이 향후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업체 간 협력을 준비하거나 큰 돈을 들여 자체 연구소를 세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폐막한 CES 2016에 참석한 자동차 업체들은 자체 자율주행차 기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네바다 주 번호판이 부착된 쏘울 자율주행차를 직접 선보였고 포드, 엔비디아 등의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칩과 센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영상물을 통해 자율주행의 미래를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네바다주 번호판이 박힌 쏘울 자율주행차가 CES 2016 부스에 전시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동차 구입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라면 여기서 반문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비나 눈이 오는 악조건 속의 기상상황에서도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운행되는지에 대한 여부다. 현재까지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은 카메라와 센서 등이 활용된다. 이를 통해 차선을 인식해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눈이나 폭우가 내리면 차선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재까지 이같은 의문을 해결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업체는 바로 포드다. 포드는 지난 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업계 최초로 눈길 위에서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벨로다인 사의 LiDAR 센서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 실시간으로 주변환경 및 자동차 이동 방향을 3D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는 3D 맵핑 기술이 활용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변화된 도로 환경을 GPS 위치 측정 데이터와 결합시켜 눈길에서도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지금까지 콘크리트, 아스팔트, 흙 등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포드 외에 눈이나 기상 관련 비상 상태에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생긴 셈이다.

눈길 자율주행테스트 시연(사진=포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도입 시기는 '아직 멀어'

“자율주행차 시대 속 IoT 산업이 보험 업계 변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열린 CES 2016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언급한 내용이다.

윤 사장은 "차량 주행 시 발견되는 CCTV는 IoT의 기초적인 단계"라며 "CCTV 위치나 다른 사고 데이터를 종합하는 IoT 기술이 발달되면 사고 가능성이 줄어들어 보험업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표 싱크탱크 중 하나인 랜드연구소도 윤 사장과 비슷한 맥락의 보고서를 지난 2014년 펴낸 바 있다. 보고서에서는 자율주행차 사고 시 운전자 책임이 사라지는 과실불문 보험제도(no-fault)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쏘울 EV 자율주행차 실내(사진=기아차)
테슬라 자율주행모드 오토파일럿 실행시 계기반에 나타나는 화면, 차량 주변 상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사진=씨넷)

하지만 이같은 전망이 언제 현실화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실불문 보험제도가 적용 가능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며, 해킹 등 외부 사고 요인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BI는 오는 2020년까지 총 1천만대 규모의 자율주행차가 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BI는 그러나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 탑승하지 않는 무인차의 도입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예측했다. 각 국가의 무인차 관련 법규와 보험 문제가 변경되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BI는 향후 5년간 운전자가 위급 상황시 수동 운전을 진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량이 다수 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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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오는 2019년까지 국제기준에 맞는 자율주행차 운행 기준과 관련 보험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속도로 주행시 사망률을 50% 이상 낮추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하지만 해킹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업체나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은 국내 간담회 자리에서 “자율주행차 해킹 문제를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TF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킹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진 못했다. 이 역시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로 자리잡았다.

자율주행차 내부에서 이와 같은 모습이 실현되려면 수많은 과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사진=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