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분 참여하는 SK플래닛, 갈등 풀고 손 잡을까?

유상증자 통해 2% 확보 전망

방송/통신입력 :2016/01/11 13:42    수정: 2016/01/11 15:40

T스토어, T맵 등 플랫폼 사업을 분할키로 한 SK플래닛이 카카오 주주로 참여한다. 음원 서비스 업체 멜론의 지분 15%를 카카오에 넘기는 대신, 카카오 지분 2%를 확보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플랫폼 사업을 인적 분할키로 한 SK플래닛이 사실상 동종업체인 카카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게 된 배경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모바일 상품권 사업과 김기사 지식재산권 침해 등으로 최근 법정 소송까지 간 상황이어서, 이번 M&A 건을 계기로 화해 무드가 조성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아가 SK플래닛이 다음 달 흡수합병하는 오픈마켓 11번가와 카카오 간에 사업협력도 예고되고 있다.

카카오는 11일 스타인베스트먼트 홀딩스와 SK플래닛으로부터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천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중 SK플래닛의 로엔 지분은 15%로, 매각 대금은 약 3천637억원에 달한다.

SK플래닛은 로엔 지분을 넘기는 대신, 카카오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카카오 지분 2.0%(135만 7367주)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악연 풀릴까?

SK플래닛의 카카오 지분 확보는 여러 면에서 시사점이 있다. 먼저 양사의 질긴 ‘악연’이 생각보다 원만히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지난 2014년, 양사간 모바일 상품권 공조가 틀어지자 SK플래닛은 카카오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카카오가 SK플래닛 등 공급 업체 4곳과 계약이 만료되자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직접 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분쟁은 아직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의 T맵 지식재산권 침해로 또 한 번 충돌했다. 카카오가 인수한 록앤올의 김기사가 T맵의 지식재산권을 무단 도용했다는 것이 SK플래닛 측 주장이다. 결국, SK플래닛은 록앤올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카카오는 록앤올로부터 국내 사업권을 가져오는 동시에 법적 분쟁에도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플래닛이 카카오 주요 주주사로 참여함에 따라, SK플래닛과 카카오의 날선 대립각이 어느 정도는 무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플래닛은 김기사가 T맵 지도 데이터를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커머스 사업 협력 일어날까?

이번 M&A 건을 계기로 양사가 주력하고 있는 커머스 사업에서 협력 무드로의 분위기 반전도 가능해 보인다.

SK플래닛의 모바일 상품권 사업과 오픈마켓 11번가, 그리고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의 결합이 그것이다. 카톡에서 판매하는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로 SK플래닛이 다시 참여하고, 또 11번가 상품들이 카톡을 통해 판매되는 윈-윈 구조도 가능해 보인다.

양사의 결제 및 포인트 관련 서비스인 시럽페이, 카카오페이, OK캐시백 등의 사업 협력 내지 서비스 통합도 조심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SK플래닛 관계자는 “카카오와 일부 사업에 있어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전체 플랫폼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카카오와의 협력 관계가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지만, 이번 카카오 지분 배정이 계기가 돼서 그 동안의 이슈가 진정되고 급작스러운 협력 관계가 맺어진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별개 사안으로 봐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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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플래닛은 지난 달 11번가를 흡수한 커머스 중심의 사업 개편안을 발표했다. SK플래닛 내에 있던 T스토어와 플랫폼 사업은 각각 별도법인으로 인적 분할 된다. 11번가는 지마켓에 이어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SK플래닛은 3천300만 가입자를 보유한 멤버십 서비스 OK캐쉬백 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SK플래닛은 OK캐쉬백을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확대하고 시럽 월렛, 시럽 오더 등 O2O 서비스와의 결합으로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