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정치인의 삭제 트윗을 수집하는 웹서비스를 허용했다. 앞서 접근을 막았던 '폴릿웁스(Politwoops)'가 다시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 씨넷은 2일(현지시각) 트위터가 폴릿웁스와 협약을 맺음으로써 해당 사이트가 다시 정치인들의 삭제 트윗을 수집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폴릿웁스는 정치인들이 트위터에서 메시지를 올렸다가 자기 평판에 불리하거나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갈 경우 그 원인이 된 자신의 발언을 지우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이 사이트에 방문하면 각국 정치인이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남겼다가 지운 트윗 메시지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작성자, 작성 문구, 작성된 시점과 삭제된 시점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정치인 입장에선 사소한 실수나 오판으로 정치적 오점을 박제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존재 자체가 껄끄러울 수 있는 서비스다.
씨넷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지난해 8월 자사 서비스에서 삭제된 메시지를 수집하도록 만들어진 폴릿웁스 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폴릿웁스는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당시 트위터 측은 정치적 투명성을 높이고 유권자들에게 정부가 책임있게 행동할 수 있는 시민적 기술과 오픈 데이터의 사용을 지지하지만, 지운 메시지를 저장하고 게재하는 행위는 서비스 약관에 위배되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릿웁스 운영 주체는 네덜란드 소재의 시민단체 오픈스테이트파운데이션과 미국의 선라이트파운데이션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 공개서한을 통해 정치인들의 삭제 트윗에 대한 접근 권한을 되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정치인들의 트윗 메시지가 일종의 공공기록이므로 그 내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게, 정치인이 자기 발언 이력을 고칠 수 있게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인터넷 세계에서 공공기록의 범주에 뭘 얼마나 포함시켜야겠느냐는 논쟁이 벌어졌고 소셜미디어에서 부주의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결 두드러졌다. 지난해 7월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캠프 직원 중 한 명이 성조기에 나치 군인을 합성해 만든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례라든지, 재작년 몇몇 정치인들이 탈레반 포로 신세인 미군 병사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그가 탈영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발언을 지운 사건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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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지난해 마지막날인 2015년 12월 31일자 공식블로그를 통해 자사와 폴릿웁스간의 협약으로 해당 서비스 재개를 알렸다. 트위터 측은 구체적인 협약 내용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의 지난해 10월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 현장 발언을 인용 게재했다. 도시 CEO는 "우리에겐 폴릿웁스처럼 공공 기록에 투명성을 더해 주는 조직에 계속 힘을 실어 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이런 조직과 개발자들을 최선의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게 트위터를 훌륭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릿웁스를 운영하는 오픈스테이트파운데이션 측에서도 자체 공지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도시 CEO가 해당 상황을 파악한 이래로 트위터와 수차례 논의한 결과로 서비스 관련 협의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서비스가 지워진 트윗 메시지를 언제 다시 수집해서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서비스 담당인 선라이트파운데이션 측 공지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며칠 내지 몇 주 안에 가동될 예정이라 밝혔고, 유럽권 서비스 담당인 오픈스테이트파운데이션 측은 몇 개월 이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