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소비자들의 높은 국내 제조사 선호도와 통신사 위주의 보수적인 시장 환경 등 녹록치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설명이다.
한국화웨이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화웨이 모바일 기기들과 사업 현황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화웨이가 국내에서 지사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 자사 모바일 기기를 공식적으로 소개한 것은 이날 행사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서 딩 넝 한국화웨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X3와 넥서스6P 등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에 집중하고 통신장비 사업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화웨이가 정식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은 지난해 LG유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5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X3'와 지난 4일 출시한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6P' 2종에 불과하다. 이날 딩 넝 대표는 "넥서스6P 이후 후속 기기 출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과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협의를 꾸준히 진행하고는 있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작고 시장 포화로 성장 가능성이 낮은데다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 제조사에 폐쇄적인 시장 환경 탓에 전격적인 제품 출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화웨이는 플래그십 신제품인 메이트S와 P8을 비롯해 화웨이 P7, 메이트7, 화웨이 X3, 화웨이 아너7, 화웨이 아너7i, 화웨이 아너6 플러스 등 스마트폰 제품들과 화웨이워치, 토크밴드 B2, 토크밴드B1 등 웨어러블 제품, 미디어패드 X2와 미디어패드 M2 8.0 등 태블릿 제품을 대거 전시하면서 참석한 기자들에게 자사 라인업을 소개하며 제품 출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제품은 올 가을 선보인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S'다. 메이트S는 5.5인치 화면에 메탈 유니바디 디자인을 적용하고서도 뒷면을 둥글게 아치형으로 설계해 손에 쥐는 그립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측면 베젤은 2.65mm 밖에 되지 않아 몰입감을 준다. 특히 눈길을 끈 기능은 손가락 마디(knuckle) 터치 2.0 기술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손가락 마디로 화면에 알파벳 ‘c’, ‘m’, ‘e’를 그리면 각각 카메라, 음악재생 및 인터넷 서핑이 활성화 되도록 했다.
이보다 앞서 나온 화웨이 P8 역시 손가락 마디 터치 기능을 적용해 손가락 마디로 화면을 톡톡 두드리면 화면 캡쳐가 가능하도록 했다. 만약 특정 부분만 캡쳐 하고 싶다면 손가락 마디로 동그라미를 그리면 일부 캡쳐가 가능한 사용자경험(UX)도 돋보인다. 5.2인치 풀HD 터치스크린에 5.4mm 두께의 깔끔한 일체형 알루미늄 바디 외관 디자인도 눈에 띈다.
이날 행사에는 화웨이가 선보인 원형 스마트워치 '화웨이 워치'도 전시됐다. 화웨이 워치는 직경 42mm 원형 디자인에 1.4인치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사파이어 글라스를 적용해 장갑을 끼거나 물이 묻은 손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 또 구글의 웨어러블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 2.0을 적용해 안드로이드나 iOS 디바이스와 모두 연동이 가능한 제품이다. 골드, 실버, 블랙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제공하며 42가지의 스트랩을 제공한다.
화웨이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도 지난해 대비 33% 증가하면서 1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웨이는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고 있는데,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만 올해 1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 2002년 진출한 이후 2007년 한국화웨이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화웨이 직원은 180명으로 이 중 75%가 한국인으로 현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 작은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제품들을 시장에 공급하고 해외의 영업망을 이용해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스타트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유일하게 전경련 회원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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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국화웨이 부사장은 "올해 한국에서 조달하는 부품 규모가 2조2천억원에 이르며 매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중소기업들과 상생하며 한국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첫 번째 목표로, 특히 5G 분야에서 주요 기업들과 협력해서 한국이 통신 ICT 분야 선도 국가가 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라면서 "기존 외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보여줬던 것과 달리 보다 친숙하게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고객 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