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차세대 통신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 개발을 위해 페이스북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와 협업 중이다. IT와 통신망 기술을 융합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 주목된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의 네트워크IT컨버전스랩(NIC) 담당 주석원 매니저는 인텔코리아가 지난주 진행한 신형 프로세서 관련 간담회에서 5G 대응 전략을 발표하며, 회사의 SDN 비전에 맞는 네트워크 하드웨어 설계를 위해 OCP와 협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OCP는 지난 2011년 4월 오픈소스 방식으로 시작된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및 인프라 설비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페이스북이 저전력 고효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최적화된 서버, 랙, 전력 및 공조 장치 등 설계 노하우를 표준화하고 외부 업체들과 함께 발전시키기 위해 발족했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에서는 5G 네트워크 시대에 IT와 통신 인프라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그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확보하는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그 일환으로 SDN 실현을 위한 OCP를 비롯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관련 활동이 진행 중이다.
비영리재단 '오픈네트워킹랩(ON.Lab, 온랩)'의 통신사를 위한 SDN컨트롤러 개발 프로젝트 '오픈네트워크운영체제(ONOS)'도 그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작년말부터 ONOS를 후원했다. 후원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차원에서 OCP와의 협업으로 추진되는 자체 장비 개발은 예견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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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매니저는 "SDN을 위해 하드웨어 쪽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 OCP처럼, 우리에게 맞는 스위칭 장비를 설계해 ODM 생산하는 방식을 생각하며 현재 OCP와 협업 중이고, ONOS 프로젝트 진행도 OCP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자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알맞은 스위치 장비와 네트워크 운영체제를 직접 설계해 양산화했다. OCP를 통해 그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기도 하면서 시스코시스템즈같은 기성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존재를 위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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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OCP 기반 자체 스위칭 장비 개발 계획은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중대 변수로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성패에 따라 향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장비 업체와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에릭슨엘지, 노키아 등 기성 통신장비 업체들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텔코리아 간담회 당시 주 매니저는 에릭슨과 시스코의 기술협력, 화웨이와 HP의 SDN 및 NFV 연구, 노키아의 알카텔루슨트 인수 등 관련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언급하며 이는 "5G 시대엔 네트워크와 IT가 결합되고, 통신장비들이 IT화할 것"이란 관측을 염두에 둔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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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이들은 파트너 협력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네트워크 기술, 통신기술을 합친 장비를 개발한다든지, x86 기반의 가상화된 네트워크 기능을 올린다든지, 통신칩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과 통신장비 노하우를 x86 기반 오픈네트워크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 말했다.
종합기술원의 실제 현황이 어떨지 단정하긴 어렵지만, 주 매니저가 밝혔거나 인정한 내용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이런 구상을 실행하려는 의지는 꽤 강해 보인다. 그에 따르면 회사측은 국내서 지난해 'OCP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OCP한국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할 방침이다.
OCP코리아는 작년 하반기 결성을 알렸다. 현재 페이스북 OCP 커뮤니티 매니저로부터 공식 한국커뮤니티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창립멤버는 국내외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 업체 직원 또는 전 직원, 오픈스택 커뮤니티 전 리더 출신 등 업계 실무자들이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에 앞서, 검색포털 네이버의 기술연구부문 조직 네이버랩스가 OCP코리아 활동에 관심을 보인 상태다. 이들은 서버 쪽 기술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와 통신사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OCP 기술 도입 후보처로 대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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