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특정 조건에서만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되는 ‘준자율주행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BMW, 볼보, 테슬라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자율주행기술 일부가 탑재된 차량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준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도 운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차와 조금 개념이 다르다. 완전 자율주행차 같이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 방지를 위한 운전자 탑승이 요구된다. 또 일반 도로에 비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에서 활용이 가능한 정도다.
■불안정한 초기 '오토파일럿' 개선 나선 테슬라
다른 업체들보다 일찍 준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테슬라는 최근 시스템 개선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0월 버전 7.0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토파일럿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였다. 여기엔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주차 기능, 측면 충돌 경보 시스템 등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는 흥미진진한 단계라고 자신했다. 2천500달러(한화 약 28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비싼 기능이지만, 오토파일럿 품질에 대한 테슬라의 자신감은 매우 컸다. 그러나 자신감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기능 출시 일주일만에 중앙선 인식 오류 등의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둘씩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오류는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해결과제로 남았다.
테슬라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토파일럿 업그레이드 버전을 곧 배포한다. 커브 속도 감응형 시스템, 강화된 차선 유지 시스템 탑재로 오류 발생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럭셔리 세단 중심의 준자율주행 시스템 경쟁 치열할 듯
현대차, 볼보, BMW 등은 럭셔리 세단을 중심으로 준자율주행 기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제네시스 EQ900, 볼보 S90, BMW 7시리즈 등이 준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대표적인 차량이다.
오는 9일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EQ900은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 탑재된다. 차간거리제어 기능과 차선유지 기능 등이 지원되며, 고속도로 상에서 이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톨게이트나 인터체인지에 진입해 자동 해제될 때까지 안전하게 주행을 보조해 준다.
내년초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모터쇼에 공개 예정인 볼보 신형 S90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탑재된다. 이 기능은 오는 2020년까지 어느 누구도 자동차에 의해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볼보의 ‘비전 2020’ 정책에 따른 것이다. 안전을 고려하는 볼보만의 ‘시티 세이프티’ 기능의 확장판이며, 캥거루 등 동물의 빠른 움직임을 감지해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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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국내 출시된 BMW 7시리즈에는 차선유지 어시스턴트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탑재됐다. 전방 및 측방에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도로 경계를 표시할 수 있고, 시속 70km/h 이상의 속도에서 핸들에 손을 떼고도 약 15초간 차선을 따라 안전하게 주행시킬 수 있다. 내년초부터 운전자 없이도 디스플레이 키를 통해 무인주차 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된다. 앞으로 준자율주행차는 향후 5년간 자동차 업체간 기술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BI는 지난 6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보고서에서 BI는 오는 2020년까지 총 1천만대의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완전 자율주행차 도입은 법규 문제 등으로 오랜 시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