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부문 엔지니어가 컴퓨터가 사람과 바둑을 둬 이길 수 있는 방도를 찾았다는 듯한 이야기를 넌지시 내비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바둑은 컴퓨터가 사람과의 대결에서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여겨져 왔다. 이런 불문율이 깨지게 생겨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리코드는 구글의 기계학습(머신러닝) 팀인 딥마인드 소속 엔지니어 데미스 하사비스(Demis Cassabas)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뉘앙스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은 데미스 하사비스가 런던 왕립 학회(Royal Society of London) 관계자와 나누는 대담형태의 인터뷰이다. 영상에서 인터뷰어는 하사비스에게 “바둑과 관련해 놀랄만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고 그는 미소를 띈 얼굴로 “아직 이야기할 순 없지만, 몇 달 안에 상당히 놀랄만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은 컴퓨터를 더 똑똑하게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돼 왔다. 이미 체스게임에선 1997년 IBM의 슈퍼 컴퓨터 딥블루가 사람 경쟁자를 이긴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바둑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사람 경쟁자를 이길 수 없는 게임으로 여겨져 왔다. 서양의 바둑이라고 할 수 있는 체스는 알고리즘으로 만들 수 있는 명백한 규칙이 있어 어느 쪽이 이기고 있는지 명확하게 분별해 낼 수 있지만, 바둑은 검은돌 쪽의 모양(Moyo)이 크다고 이기고 있다거나 흰색쪽이 안 좋은 아지(Aji)라는 것을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판세는 전문 바둑기사들에겐 명확하게 보이지만 이런 판단을 정량화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컴퓨터가 이를 시각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딥마인드 역시 아타리 게임에서 컴퓨터가 이길 수 있는 알고리즘을 트레이닝 시키는 방법으로 두건의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게임을 통해 컴퓨터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는 딥마인드가 이번엔 바둑게임을 깰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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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해 4억 달러를 투입해 머신러닝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인수한 후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 8년간 생태학적 모델링(ecological modeling)을 연구해온 드류 퍼브스(Drew Purves)를 영입해왔다.
한편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 연구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 페이스북 역시 최근 바둑에서 사람을 이기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