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대박 비결은?

케빈 스페이시가 직접 메시지…쇼 통해 분위기 띄우기도

홈&모바일입력 :2015/11/12 15:58    수정: 2015/11/12 16:0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알리바바는 어떤 마법을 부린걸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서 또 다시 매출 신기록을 기록하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광군제’ 하루 동안 912억 위안(한화 약 16조4천억원) 어치를 팔았다. 이 같은 판매 규모는 지난 해 기록한 10조7천억원을 크게 웃돈 수준이다. 또 중국 언론들의 예상치인 870억 위안도 가볍게 넘어섰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애틀랜틱>은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앞두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에 맞춰 ‘하우스 오브 카드’ 주연 배우로 유명한 케빈 스페이시를 동원하는 등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알리바바 본사

■ 1990년대초 시작…알리바바, 2009년부터 본격 붐 조성

광군제는 1990년대 초반 중국 대학생들이 구상한 행사다. 당시 이들은 ‘연인이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신나게 한판 놀기 위한 목적으로 ‘광군제’를 만들었다. 광군제는 영어로는 ‘싱글데이(Singles Day)’로 불린다.

이들이 11월 11일로 택한 것 역시 ‘독신’의 의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애틀랜틱>은 “11이 시각적으로 앙상한 가지와 닮은 점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한동안 조용하게 진행되던 ‘광군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게 된다. ‘광군제’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격상시킨 것이 바로 알리바바다.

마 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씨넷)

알리바바는 그해부터 ‘광군제’를 맞아 ‘더블11’이란 대대적인 이벤트를 마련했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타오바오닷컴, 티몰닷컴 등을 통해 파격 세일을 단행한 것. 솔로 잔치인 ’광군제’가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게 된 건 이 무렵부터다.

특히 2009년을 기점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점 역시 ‘광군제’ 붐에 일조를 했다.

알리바바가 올해 또 다시 ‘광군제 대박’을 내기까지는 치밀한 계획이 뒷받침됐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인기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케빈 스페이시였다.

■ 케빈 스페이시-대니얼 크레이그 등 동원해 분위기 띄워

알리바바는 케빈 스페이시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직접 쇼핑객들에게 메지시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큰 인기를 모았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백악관 방화벽 때문에 ‘광군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점이 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광군제에서 쇼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싼 가격에 버너폰(burner phone)을 구입할 수 있을까?”라면서 쇼핑객들을 흥분시켰다.

버너폰이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한번만 쓰고 버리는 휴대폰을 의미하는 말이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주연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 (사진=씨넷)

알리바바는 또 ‘광군제’ 개막에 맞춰 텔레비전에서 4시간짜리 버라이어티 쇼도 방송했다. 이 쇼에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를 비롯해 중국 인기가수 차이이린 등이 출연했다.

그 뿐 아니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에는 쇼핑객들이 하루 종일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쿠폰 상당수는 스마트폰을 통해 뿌리면서 젊은 층을 유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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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올해 ‘광군제’ 거래량에서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이르렀다. 지난 해에는 모바일 거래 비중이 43%였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알리바바가 ‘광군제’ 하루 동안 벌어들인 매출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합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