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어떤 마법을 부린걸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서 또 다시 매출 신기록을 기록하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광군제’ 하루 동안 912억 위안(한화 약 16조4천억원) 어치를 팔았다. 이 같은 판매 규모는 지난 해 기록한 10조7천억원을 크게 웃돈 수준이다. 또 중국 언론들의 예상치인 870억 위안도 가볍게 넘어섰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애틀랜틱>은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앞두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에 맞춰 ‘하우스 오브 카드’ 주연 배우로 유명한 케빈 스페이시를 동원하는 등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 1990년대초 시작…알리바바, 2009년부터 본격 붐 조성
광군제는 1990년대 초반 중국 대학생들이 구상한 행사다. 당시 이들은 ‘연인이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신나게 한판 놀기 위한 목적으로 ‘광군제’를 만들었다. 광군제는 영어로는 ‘싱글데이(Singles Day)’로 불린다.
이들이 11월 11일로 택한 것 역시 ‘독신’의 의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애틀랜틱>은 “11이 시각적으로 앙상한 가지와 닮은 점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한동안 조용하게 진행되던 ‘광군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게 된다. ‘광군제’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격상시킨 것이 바로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그해부터 ‘광군제’를 맞아 ‘더블11’이란 대대적인 이벤트를 마련했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타오바오닷컴, 티몰닷컴 등을 통해 파격 세일을 단행한 것. 솔로 잔치인 ’광군제’가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게 된 건 이 무렵부터다.
특히 2009년을 기점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점 역시 ‘광군제’ 붐에 일조를 했다.
알리바바가 올해 또 다시 ‘광군제 대박’을 내기까지는 치밀한 계획이 뒷받침됐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인기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케빈 스페이시였다.
■ 케빈 스페이시-대니얼 크레이그 등 동원해 분위기 띄워
알리바바는 케빈 스페이시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직접 쇼핑객들에게 메지시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큰 인기를 모았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백악관 방화벽 때문에 ‘광군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점이 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광군제에서 쇼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싼 가격에 버너폰(burner phone)을 구입할 수 있을까?”라면서 쇼핑객들을 흥분시켰다.
버너폰이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한번만 쓰고 버리는 휴대폰을 의미하는 말이다.
알리바바는 또 ‘광군제’ 개막에 맞춰 텔레비전에서 4시간짜리 버라이어티 쇼도 방송했다. 이 쇼에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를 비롯해 중국 인기가수 차이이린 등이 출연했다.
그 뿐 아니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에는 쇼핑객들이 하루 종일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쿠폰 상당수는 스마트폰을 통해 뿌리면서 젊은 층을 유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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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올해 ‘광군제’ 거래량에서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이르렀다. 지난 해에는 모바일 거래 비중이 43%였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알리바바가 ‘광군제’ 하루 동안 벌어들인 매출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합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