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중이던 차량에서 불이 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원인 규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BMW 차량의 주행중 화재 사고와 관련해 자동차 전문가들은 "주행 도중에 차량 화재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소비자 과실보다는 차량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노희규 아주자동차대 교수는 “주행 중에 차량 화재 사고가 나는 것은 소비자 과실이 아닌 자동차 업체의 잘못일 가능성이 높다”며 “엔진 내부에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의 기계적 결함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부근에서 발생한 BMW 520d 화재 사고는 타이밍 벨트 리콜 조치를 받은지 하루 만에 발생한 사고다. 이로 인해 타이밍 벨트 불량 정비가 화재 사고로 이어졌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타이밍 벨트 결함이 주행 중 화재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용석 국민대학교 자동차융합대학 교수는 “타이밍 벨트가 끊어지면 차량이 주행하지 못해 서버리는 경우는 생길 수 있으나 주행 도중에 화재 사고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언영 충북대 항공자동차기계학부 교수는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에 연결되는 회선이 과열되면 차량 화재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다”며 “하지만 주행 도중에 엔진 등으로 인한 화재 사고는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출고된지 하루만에 차량 엔진룸에 화재가 난 7시리즈 사고와 타이밍 벨트 리콜 수리 후 하루만에 화재가 난 5시리즈의 경우는 생겨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자동차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출고된지 6년 이상 된 차량들은 냉각수의 문제로 인해 차량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차량 화재 사고는 단순히 BMW와 수입차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될 일”이라고 전했다.
차량 화재 사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은 “차량 화재 사고건은 현재 독일 본사와 외부 공신력있는 조사 기관과 협조하여 정확한 원인을 면밀히 조사 중에 있다”며 “추후, 관련 기관과 함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원인을 규명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이 밝힌 조사 기관의 주체는 국토교통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다. 서로 필요시 협조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11일 현재까지 BMW 화재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차량 화재 사고가 날 때 인명피해가 나는 경우 국과수에서 수사 협조 요청이 들어오며 국과수 요청시 산하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조사를 진행한다”며 “아직까지 국과수로부터 BMW 화재 사고에 대한 조사 요청을 받은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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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과수 관계자는 “차량 화재 사고의 경우 법안정과 소속 화재연구실에서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며 “화재연구실에서는 국토교통부나 검찰, 경찰 등의 수사기관에서 협조가 들어와야 BMW 화재 사고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 기관 어디서도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조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