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맞춤형 치료법,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자가면역성 장질환 원인 규명…맞춤형 약물 치료까지 개발

과학입력 :2015/11/05 17:46

국내 연구진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조직이 손상을 입고 파괴되는 질환인 자가면역성 장질환의 원인을 밝혀냈다. 또한 맞춤형 약물치료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상태가 호전되는 것도 관찰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대 최무림 교수 연구팀이 인체의 면역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 CTLA4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장질환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약물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키는 임상 실험에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희귀질환의 유전적인 발병 원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초희귀성 질환(ultra-rare disease)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A) 극심한 자가면역증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B) CTLA4 단백질상의 환자 특이적 돌연변이 발견함. (D) 이 돌연변이는 CTLA4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 하는 부위에 생겼으며 (E) 이 돌연변이 때문에 CTLA4 역할이 소실됨

이론적으로,2만여개에 이르는 유전자에 무작위적으로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그만큼 다양한 질환이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야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법과 같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 대상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였다. 이 환자는 자가면역증세로 극심한 설사, 빈혈, 간염, 위암 등으로 고통을 겪어왔지만 의학적으로 증상이 규명되지 않아 치료법을 찾지 못하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전장 엑솜 염기서열 해독법(whole exome sequencing)을 이용해 환자에게 나타난 CTLA4 유전자상의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또 그 돌연변이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을 막아 그 환자에게서 자가면역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전장 엑솜 염기서열 해독법은 전체 유전체 상에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전체의 1% 정도의 염기서열만 선택적으로 해독하는 기술을 뜻한다.

연구진은 그 발견에서 더 나아가 CTLA4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바타셉트라는 약제를 환자에게 투여, 실제 그 환자의 증세가 개선되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면역적인 기전을 밝혀내었다.

임상적으로 그 원인이 불명확하던 환자의 증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을 이해함으로서 그에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하여 실제 환자의 증세가 개선됐다.

유전체 해독을 통해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밝히고 실제 치료에 성공한 것은 선진국에서도 사례가 드물다.

이는 최신 유전체적 연구법에 기반한 미래 의학의 선진 모델로 환자 맞춤형 의학(personalized medicine), 정밀 의학 (precision medicine)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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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림 교수는 “질환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규명하고, 이에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은 맞춤형 의학(personalized medicine),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으로 대변되는 미래 의학의 핵심이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하여 초희귀 질환 환자 증상의 유전적 설명을 가능케 했고 이를 적극 이용한 치료법을 제시, 유전체학이 지향하는 미래의 환자 맞춤형, 정밀의학의 좋은 선례가 되도록 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온라인판 10월 1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