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5만원대 파격적인 가격의 새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온'을 중국에 이어 인도에 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이 기존 A·E·J·Z에서 온(On) 시리즈까지 확대됐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인도에서 지역 맞춤형 특화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현지 제조사들의 공세에 맞서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행사를 열고 신제품 ‘갤럭시온5’와 ‘갤럭시온7’을 공개하고, 다음날 자정부터 인도 온라인 쇼핑몰 플립카트에서 독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8천990루피(약 15만5천원)과 1만990루피(약 18만9천원)으로 이전에 나온 갤럭시E나 갤럭시J 시리즈 보다 저렴하다.
갤럭시온5은 5인치 HD(1280x720) 해상도 디스플레이, 1.3GHz 쿼드코어 엑시노스 프로세서, 2600mAh 배터리, 800만화소 후면카메라, 26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좀 더 하이엔드 모델인 갤럭시온7은 5.5인치 HD 해상도 디스플레이, 1.2GHz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1300만화소 후면카메라, 3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두 제품 모두 1.5GB 램(RAM)과 8GB 내장메모리, 500만화소 전면카메라는 공통 사항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온 시리즈에 13가지 장르의 인도 음악 3천만곡 이상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믹스라디오(MixRadio)’ 애플리케이션과 현지 특가 판매 정보와 온라인 쇼핑 쿠폰을 제공하는 ‘마이 갤럭시’ 애플리케이션을 선탑재했다. 또 동영상 감상이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시 데이터를 최대 50%까지 절약해주는 ‘울트라 데이터 세이빙(UDS)’ 모드 등 현지 특화 기능을 실었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J5와 갤럭시J7을 중국에 이어 인도에 출시하는 등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공략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두 번째 타이젠 스마트폰 'Z3'를 8천490루피(약 14만6천원)에 인도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인도에 첫 타이젠폰 '삼성 Z1'을 출시한 지 9개월 만이다. 갤럭시온 역시 이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제품 중 하나다.
중저가 스마트폰 선전에 힘입어 인도 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일 나온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3.2%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카운터포인트는 지난 분기 삼성전자가 인도에 출시한 ‘갤럭시J’ 시리즈 등 보급형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5천700만대로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규모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1위는 연간 판매량이 5억대에 달하는 중국 시장이다.
그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는 17.7% 점유율로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고 또 다른 인도 스마트폰 업체인 인텍스(11.7%), 라바(6.6%)의 추격도 무섭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레노버도 9.8%의 점유율로 선전하고 있다.
초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현지 제조사들의 공세에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 5위권 업체들 중에서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전분기와 비교해 점유율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전분기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J 등 보급형 스마트폰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면서도 "100달러 이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인도와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경쟁이 진행 중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매출 기준 점유율은 9%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한때 중국시장 1위를 고수하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달 4%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19%의 점유율로 화웨이를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화웨이와 샤오미도 15%가 넘는 점유율로 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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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오 SA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 제조사들과 애플의 공세에 밀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갤럭시 A·E·J·Z로 재편 중인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에 신제품 갤럭시온을 추가하는 등 저렴한 스마트폰 제품군이 시장점유율 방어에 도울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 전략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300달러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5%에서 지난 3분기 40%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0달러 이하 저가폰 비중이 지난해 30%에서 지난 분기 38%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3분기 휴대폰 평균판매가격(ASP)는 180달러로 지난 분기 220달러 대비 18%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