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이 가지고 있는 415만명의 미디어 가입자가 매력적이었다”
SK텔레콤이 밝힌 CJ헬로비전 인수 이유다. 3대 차세대 플랫폼을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그 중 하나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그만큼 미디어 사업에 힘을 싣고 있었지만, 시장 경쟁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는 속내까지 꺼냈다.
박병일 SK텔레콤 전략기획실장은 2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인수 배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았던 점은 CJ헬로비전이 가장 많은 케이블TV 가입자를 거느린 사업자라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CJ그룹이 미디어 사업을 전방위로 전개해오면서 SO 플랫폼 성장을 이끌어온 회사다. 지난해 지역SO 인수에 힘을 기울이면서 영서방송을 끌어안은 뒤 가입자 수 기준 국내 최대 케이블TV 사업자가 됐다.
박병일 전략기획실장은 “지난 몇 년간 IPTV를 통해 미디어 사업을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역점을 두고 성장시켰다”며 “2011년 기준 경쟁사 KT가 500만 미디어 가입자를 이룰 때 SK그룹은 100만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 최강자인 KT그룹과 비교해 410만이나 차이가 나는 가입자 풀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박병일 실장은 “최근 8월말 기준으로 330만명까지 늘렸지만, 1위 사업자인 KT그룹과 대비해 보면 갭(차이)은 500만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SK브로드밴드가 50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있지만 유료방송 결합률이 70% 수준이고, 415만명이라는 CJ그룹의 미디어 가입자는 우리가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즉, 유료방송 플랫폼 경쟁에서 KT그룹과의 격차를 CJ헬로비전 인수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와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모두 더하면 740만에 달한다. 사실상 유료방송 업계에서 KT그룹과 양강 체계를 이루게 되는 셈이다.
박병일 실장은 “양강구도로 재편되면서 콘텐츠 수급이나 가입자 유치 경쟁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규모의 경제가 가져오는 공통비용 효율화와 함께 미디어 플랫폼이 현재보다 고도화되고 지능화되고 발전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자체적으로 가입자를 늘리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따른 소모적 경쟁보다 M&A를 통해 740만명이 되면 플랫폼 고도화 경쟁과 양질의 가입자 경쟁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인수 비용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SO M&A 사례나 유사 업종의 상대평가를 하더라도 합리적인 인수 체결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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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실장은 “1단계 30% 지분을 5천억원에 인수하는 기준으로 보면 (CJ헬로비전의) 기업가치는 1.94조원, 가입자당 45만원 선”이라며 “2019년 4월 이후 잔여지분에 대해 CJ오쇼핑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현재 가치로는 4천억원, 즉 현재가치로 (CJ오쇼핑이 가진 CJ헬로비전의 지분) 53.9%를 9천억원에 인수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한 인수 결정 면에서 볼 때, 가입자당 인수 가격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고품질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디어 시장에서 강자 입지까지 굳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