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는 최근 아마존을 겨냥해 내놨던 독자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는다고 발표했다. IT인프라 제공 업체 입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인프라 잘 만든다고 서비스 사업도 잘하는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런 가운데 하드웨어와 SW사업 모두 하는 오라클이 아마존을 겨냥해 인프라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오라클은 현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그리고 IaaS로 이어지는 3계층 클라우드를 모두 제공중이다. 이걸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에 파상공세를 퍼부으려는 모습이다.
SaaS와 PaaS는 나름 오라클의 SW 주특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나름 해볼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IaaS라면 얘기가 다르다. AWS같은 선도 업체가 이미 자리를 잡았고, 오라클이 하드웨어 분야 혁신을 주도해왔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오라클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HP는 포기한 IaaS를 갖고 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라클은 이번 오픈월드에서 기존에 선보인 IaaS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IaaS인 오라클 엘라스틱 컴퓨트 클라우드는 고객들이 엘라스틱과 전용(dedicated )컴퓨트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엘라스틱은 공유 컴퓨트 존에서 워크로드를 돌리는 것이고, 전용 옵션은 보안에 예민한 기업들이 별도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워크로드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컴퓨트 클라우드는 리눅스와 윈도를 포함해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모니터링 환경도 강화됐다.
오라클은 새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도 2종 내놨다. 아카이브 옵션은 자주 쓰지 않고 장기적으로 저장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용이다. 파일 스토리지 서비스는 오라클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오브젝트와 아카이브 스토리지 계층에 파일 기반 NFSv4 네트워크 프로토콜 접속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오라클 네트워크 클라우드는 고객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컨테이너 클라우드는 고객들에게 도커 컨테니어안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 오라클은 다양한 곳에 있는 데이터를 가져와서 시각화할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 시각화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개했다.
최근들어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AWS 환경에서 돌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존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AWS에서 돌린다고 해서 기업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더 낼 필요가 없다. 그런만큼, 오라클이 확실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뭔가를 주지 않으면 AWS를 쓰는 고객들으 오라클 IaaS로 끌어들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집중하면서 AWS와의 가격 경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정기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해왔다. 이런 가운데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이번 오픈월드에서 AWS보다 저렴하게 클라우드를 팔겠다는 뜻을 분명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 역시 IaaS를 넘어 오라클의 영토인 PaaS와 분석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모습이다. 양사간 클라우드 전쟁인 Iaas와 PaaS 전방위에 걸쳐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아마존은 최근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더 쉽고, 더 빠른 빅데이터 분석을 기치로 내건 ‘아마존 퀵사이트(QuickSight)’ BI 서비스를 선보였다. AWS 퀵사이트는 S3, RDS, 다이나모DB, EMR, 레드시프트 등 AWS 저장 서비스에 저장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변수별로 분석하게 해준다. 구축 기간 단축과 저렴한 비용도 강점이다. 데이터만 AWS에 저장해뒀다면, 특별한 구축 과정없이 서비스 가입 즉시 60초면 분석에 돌입할 수 있다. 비용의 경우 AWS는 전통적인 BI 솔루션대비 10%의 가격으로 이용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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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DB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는 작업도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큰 고민거리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DB를 그대로 AWS RDS로 옮길 때 데이터의 정확한 이동, 컴플라이언스 준수, 다운타임 최소화 등 결정해야 할 사안이 쌓인다. 비용도 수십만 달러에 달한다. DB 엔진을 바꾼다는 건 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비용은 물론 기간만 1년 이상 걸린다.
이에 AWS는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도 선보였다. 구축형 DB를 AWS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로 동일하게 이전할 수도 있다. 혹은 오픈소스 DB 엔진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 과정에 새로 쌓이는 데이터를 계속 AWS로 복제하는 이중화도 활용할 수 있다. 진행 상황은 GUI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