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애물단지’ 소리를 들으면서 구글에 입양됐던 유튜브가 집안을 지탱하는 알짜 사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8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알파벳이 첫 관문을 무난하게 통과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주 첫 번째 시험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첫 분기에 순이익 39억8천만 달러(주당 5.73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5% 성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구글의 지난 해 같은 기간 순익은 27억4천만 달러(주당 3.98 달러)였다.
당시 알파벳은 검색, 모바일 OS 사업인 안드로이드, 크롬 등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회사 구글의 한 임원은 IT 전문 매체인 씨넷과 인터뷰에서 “특히 유튜브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 2006년 인수 당시엔 "비싸게 샀다" 비판 쏟아져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가 구글 우산 속에 들어간 것은 2006년 10월이었다. 2004년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구글은 2년 만에 유튜브를 전격 인수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이 유튜브에 지불한 금액은 16억5천만 달러.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인수가 성사되자 구글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유튜브가 그 때까지 뚜렷한 수익 모델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UCC 동영상이 주 서비스 모델이다보니 할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해 주류 미디어들의 저작권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구글은 유튜브를 손에 넣을 경우 텍스트 광고에 집중된 매출을 동영상 쪽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창사 이래 최대 규모 M&A를 성사시켰다.
인수 초반 저작권 이슈 때문에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유튜브는 점차 자리가 잡히면서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 스마트폰 환경이 고도화되고 동영상 소비자 늘면서 유튜브의 사업성은 갈수록 높아졌다.
■ 유튜브, 미국 동영상 광고 시장 20% 가량 점유
지주회사 알파벳이 3분기 실적의 핵심 키워드로 ‘모바일’과 동영상을 꼽았을 정도였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검색 매출이 3분기 실적의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이젠 알파벳 자회사로 한 단계 강등된 구글의 선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설명에 좀 더 구체적인 살을 붙였다.
피차이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미디어의 무게 중심이 동영상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특히 모바일 쪽이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피차이는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동영상 사이트가 놀랄 만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e마케터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의 미국 내 동영상 광고 매출은 올해 15억5천만 달러로 예상됐다. 이 수준은 오는 2017년엔 19억9천만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튜브는 이런 상황에 힘입어 미국 동영상 광고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물론 점유율 순위는 1위다.
또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긴 하지만 2017년에도 여전히 미국 동영상 광고 시장의 17.7%를 점유하면서 1위를 지킬 전망이다.
■ 구글, 유튜브 매출 다양화 꾸준한 시도
구글은 최근엔 유튜브 매출 다양화를 위해 또 다른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 주 월 10달러를 내면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레드 서비스를 선보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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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또 지난 8월엔 비디오 게임 관련 영상을 특화해서 보여주는 유튜브 게이밍도 출범시켰다.
이 같은 행보는 동영상을 볼 경우 사이트 체류 시간이 평균 60% 가량 더 길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