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해 온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매각 작업을 마무리지으면서 칠전팔기 끝에 극적인 회생에 성공했다.
지난 6월부터 두 곳의 국내 중견 기업을 주축으로 구성된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에 매각을 추진해왔던 팬택은 최종 관문인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거쳐 '뉴(New) 팬택'으로 출범을 공식화 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16일 팬택 채권자 등이 참석하는 관계인집회를 열고 팬택이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했다. 회생계획안에는 팬택을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물적분할한 후 분할로 신설되는 회사를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SMA솔루션홀딩스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기존 채권자들의 채무를 변제하는 방안이 주된 내용으로 담겨있다.
이날 팬택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의결권 총액의 83%, 회생채권자의 88% 찬성을 얻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동의를 받아야 회생계획안을 확정할 수 있다.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을 가결함에 따라 재판부도 곧 바로 이를 최종 인가했다.
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질뻔한 팬택이 산업체 큰 기여를 하고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지않고 생애 터전을 잡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많이 힘을 줘야할 것 같다"면서 "큰 변제율이 아닌데도 자리를 함께 하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도록 해주신 채권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아래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에 그치고 이준우 대표이사가 스스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하면서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국내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부품 제조업체인 옵티스가 팬택 인수에 나서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극적 반전됐다. 이후 옵티스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하고 국내 중견 통신 장비업체인 쏠리드가 추가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지난 7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온 팬택은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수예정자 지위를 양도받은 주식회사 SMA솔루션홀딩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지난 8일 최종 인수대금은 495억9천200만 납입을 완료하면서 사실상 매각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회생계획안이 최종 인가된 만큼 신설법인은 다음주 중 등기 절차를 마치고 경영진 선임 등 새로운 진열 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는 자산은 김포공장 및 김포공장 관련자산, AS센터 임차 관련 보증금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다. 존속법인은 회생절차 종결 이후 파산절차를 통해 잔여 채무를 변제하게 된다.
팬택의 새 주인이 될 컨소시엄은 급성장세를 보이는 인도네시아 모바일 시장을 거점으로 팬택을 새롭게 키운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주변기기, 콘텐츠(IPTV)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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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법률관리인을 맡고 있는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이날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홀가분하다"며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이날 이 대표는 관리인 보고를 통해 "회생계획안 인가를 계기로 팬택의 전 임직원은 새로운 결의로 일치단결해 회생계획안을 성실히 이행시켜 채권자들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고 정상적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