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만족스럽지 못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유지됐지만 유로화 및 이종통화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환율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 리콜에 따른 비용 발생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신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졌던 중국에서도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판단과 폭스바겐발 디젤게이트의 수혜 예상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치는 크게 높지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조5천900억원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호재가 이어졌지만, 유로화 및 러시아(루블화)·브라질(헤알화) 등 이종통화 약세 지속가 지속되면서 이익 손실 규모가 커졌다. 또 3분기 신차 출시에 주력했지만 재고 소진으로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신차 효과가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 엔진 결함으로 인한 미국 시장에서의 쏘나타 리콜도 단기 악재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분기 중 공장 가동률과 도매 판매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을 포함한 전체 출고실적이 부진해 원화 약세의 이득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개선의 긍정적 요인과 구형모델 소진에 필요한 인센티브의 부정적 요인이 상충하면서 환율효과가 기대치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쏘나타 리콜로 약 1천억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이익 감소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대가 무너졌던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전년동월 대비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도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올 1분기(1조5천880억원)과 크게 차이가 없다. 4분기 연속으로 무너진 영업이익 2조원대 탈환은 현재로서는 기약하기 어렵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율은 2분기(-16.1%)보다는 현저히 줄어들어 현대차가 3분기 바닥을 찍고 향후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고 소진과 함께 본격적인 신차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시장 실적 호전과 폭스바겐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환율은 3분기보다 4분기가 더 유리하다"며 "투싼, 아반떼 등 신차 효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폭스바겐 사태로 말미암은 반사이익도 4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며 “3분기 저조했던 중국 시장은 자동차 부양책 발표로 판매량 20% 이상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수혜는 4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4분기부터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1차적으로 인센티브 축소와 재고 감소에 따른 수혜를 현대차가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6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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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증가한 1조7천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3분기 출하 대수는 112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3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HMC투자증권 이명훈 연구원도 "5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전년동기 대비 감익추세는 하반기 반전할 전망"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1조6천67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