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2012년 8월 현대차 투싼·기아차 스포티지 2.0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을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ECU 프로그래밍 변경은 환경부의 시정권고(리콜 및 양산적용)에 따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는 폭스바겐 사례와 같이 주행 중 배출가스 순환장치를 임의 조작한 것이 아니다"며 "실주행 조건과 다르게 실험실 인증 테스트 때에만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어떤 프로그램도 조작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당시 부과된 과징금은 시정권고에 따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ECU 개선 내용을 신고하지 않아 비롯된 행정절차 미숙 때문"이라며 "이후 신고 절차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또 "2012년 당시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투싼 2.0, 스포티지 2.0 모델에 대해 일부 고속구간에서 운전패턴을 달리하는 경우 질소산화물이 초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이같은 결과를 내놓은 환경부의 시험 조건에 대해 제작사 및 전문가들의 이견이 있었지만, 환경정책에 협조하고 대기오염 저감 차원에서 자발적 시정에 착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동차 제작·수입사에 대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현황 및 판매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2012년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번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과 같은 위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현대차(투싼 2.0 디젤)와 기아차(스포티지 2.0 디젤)는 급가속시 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ECU 프로그래밍을 조작했고, 환경부는 '인증내용과 다르게 제작판매'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2억6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정 의원은 폭스바겐이 국내법을 교묘히 이용해 과징금 100여억원을 면제받고, 2011년 환경부의 결함확인검사 위반사항에 대해 아직까지 보완대책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2013년 2월 환경부의 '제작차 환경인증실태 일제 종합점검'에서도 의무적 결함시정 이행 대상이나 이를 미이행한 아우디, 벤츠, 한불모터스(푸조), 닛산 등 4개 업체 9개 차종이 적발됐지만 아우디는 '결함시정 이행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결함내용을 이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아우디를 제외한 나머지 제작사는 의무적 결함시정을 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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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결함시정계획서를 미제출할 경우 검찰고발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최근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임의조작 사태에 대한 국내 대책에 대해서도 "국내에도 12만1천38대의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이 운행 중"이라며 "소비자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손해 배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