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천재’ 팀 쿡의 마법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이폰을 내놓을 때마다 ‘혁신 실종’이란 비판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초기 판매량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5일부터 세계 12개국에서 아이폰6S와 6S 플러스 판매를 시작한 애플은 첫 주말에 1천300만대를 판매하면서 또 다시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해 기록했던 1천만대에 비해 무려 30%가 늘어난 실적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 팀 쿡 취임 이후 첫 주말 판매량 크게 늘어
당연히 질문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애플은 어떻게 매년 초기 판매량을 늘려갈 수 있었던 걸까?
이 대목에서 스티브 잡스에겐 부족했던 팀 쿡의 능력을 만날 수 있다. 혁신 이미지가 강했던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 쿡은 유통 쪽에 굉장한 강점을 갖고 있다. 직장 생활 초기부터 물류 쪽에 몸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품질 요인보다는 판매망 확충이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것은 잡스가 사망하기 한 달 반 전인 2011년 8월24일이었다. 따라서 쿡이 CEO로 지휘한 것은 2012년 발매된 아이폰5부터라고 봐야 한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애플의 아이폰 첫 주말 판매량은 아이폰5가 출시되던 2012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아이폰5 당시 500만대였던 첫 주말 판매량은 이듬 해인 아이폰5S 때는 900만대로 무려 80%나 늘어났다. 한 해 뒤인 지난 해 아이폰6 때는 초기 판매량이 1천만대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중국이 1차 판매 대상국에서 빠진 가운데도 사상 최대 기록을 수립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애플이 올해 아이폰6S를 내놓을 때만 해도 1천만대를 큰 폭으로 뛰어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빠졌던 중국이 1차 판매 대상국에 포함되면서 초기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 10월 9일부터 2차 판매…분기 신기록 가능할까
결국 애플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이폰 판매량을 크게 늘린 최대 비결은 바로 팀 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부적인 혁신보다는 물류와 신규 시장 개척 쪽에 강점을 보인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팀 쿡은 CEO 취임 이후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뉴질랜드, 푸에르토리코 등을 연이어 1차 판매국에 포함시키는 수완을 보여줬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을 뚫은 것이 아이폰 판매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이제 애플에게 또 다른 관건은 지난 해 4분기 때 기록한 분기 최대 판매량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애플은 지난 해 12월 마감된 분기에 아이폰 7천450만대를 판매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오는 10월 9일부터 2차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9일엔 안도라, 오스트리아, 벨기아, 보스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그리스, 그린란드, 헝가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맨섬,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몰디브, 멕시코, 모나코,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러시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타이완 등에서 판매된다.
10월10일엔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16일에는 인도, 말레이시아, 터키 등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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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애플은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16 회계연도 1분기에 아이폰을 몇 대가 판매할 수 있을까? 지난 해 기록했던 7천450만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상당 부분은 애플이 유통망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참고로 애플은 올해말까지 130개국가로 아이폰6S 판매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