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2016에 담긴 3가지 키워드

협업-역량부여-참여 중심의 변화 눈길

컴퓨팅입력 :2015/09/25 10:42    수정: 2015/09/25 11:02

마이크로소프트(MS)가 3년만에 새로운 오피스(Office)를 선보였다. 오피스는 1989년 처음 출시돼 무려 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소프트웨어(SW)다. 이번에 출시된 오피스2016도 그 역사 위에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 온 오피스는 이미 사용자들이 필요한 것 이상의 기능을 제공해 왔다. 새 버전이 나왔다고 깜짝 놀랄만한 와우팩터(wow factor)를 기대하긴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오피스2016은 오피스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만해 보인다. 최근 급변한 MS 전략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사티아 나델라가 체제 아래 MS는 '모바일 퍼스트와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를 위한 생산성 및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 큰 그림 아래 오피스 제품이 포함돼 있는 생산성 본부는 ‘생산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재정의(reinvent)’라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오피스2016은 이런 새로운 비전을 바라보고 만들어진 제품이다. 이번에 추가된 기능들을 살펴보면 협업(Collaboration), 역량부여(Empowerment), 개방(Open)이라는 세가지 키워드가 읽힌다. 앞으로 오피스가 진화할 방향을 미리보여주는 힌트로도 보인다.

MS 오피스 2016이 22일 출시됐다. (사진=씨넷)

생산성 도구에서 강력한 협업 도구로 변하고 있는 오피스

개인을 넘어 팀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협업 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구글닥스나 에버노트 같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파일을 생성하고 공유하는 협업 툴이 인기를 얻었고 있는 이유다.

MS오피스 역시 협업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오피스2013 버전부터 제공해 오던 공동 편집(Co-authoring) 기능은 오피스2016에서 더욱 강력해졌다. 워드, 파워포인트, 원노트에서 여러사람이 한 문서에 접속해서 공동으로 편집하는 일에 더 매끄러워졌다. 누가 어느 부분을 편집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오피스2016은 데스크톱 버전이기 때문에 구글독스보다 훨씬 풍부한 문서 작성 및 편집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 공동편집이라는 날개까지 달았다고 볼 수 있다. MS가 이번 오피스2015에서 공동편집 기능을 가장 앞세워 강조하는 이유이다.

또 화상 회의 서비스인 스카이프를 오피스에 통합해 문서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스카이프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다른 사람이 수정한 부분과 함께 그 사람의 스카이프 정보나 상태가 제공되어 실시간으로 인스턴트 메시지나, 스크린 공유, 음성 및 영상 통화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매달 혹은 매년 사용료를 내는 구독형 버전인 오피스365에서는 더 많은 협업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오피스365 사용자들인 최신 오피스2016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팀전체 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오피스365 플래너를 이용하면 프로젝트 진행 시 계획 수립부터 업무 구성 및 배정, 마감 기한 설정, 대시보드와 이메일 알림을 통한 현황 업데이트까지 가능하다.오피스 365 고객은 플래너의 프리뷰 버전을 다음 분기부터 사용할 수 있다. 이번 달 말 제공될 비즈니스용 원드라이브로 동기화 가능한 파일 크기 및 용량 등 다양한 기능들이 개선될 예정이다. 프리뷰 버전으로 공개된 긱잼(GigJam)에선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식의 협업 기능을 제공한다.(☞관련기사)

사용자에게 더 많은 역량부여하겠다는 MS

올해 6월 사티아 나델라 CEO는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MS의 새로운 미션이 "지구에 있는 모든 개인과 모든 조직이 더 많이 성취할 수 있도록 역량(empowerment)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비전은 역시 MS 대표 생산성 툴인 오피스에도 적용됐다. 사용자에게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더 빠르게 일을 끝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재 투자할 수 있도록 되돌려 주겠다는 게 MS가 사용자들에게 약속한 미션이다.

오피스2016에는 오피스를 벗어나지 않고도 웹검색을 할 수있는 ‘스마트 조회’라는 기능을 추가해 문서 작업하면서 웹브라우저와 오피스를 번갈아 가면 띄워야 했던 번거움을 최대한 줄였다. 모르는 영어단어를 검색하거나, 필요한 이미지를 워드, 파워포인트에서 바로 검색하고 삽입할 수 있다. 또 필요한 오피스 기능을 검색을 통해 실행시킬 수 있는 텔미(Tell me)라는 기능도 추가됐다.

엑셀에선 누구나 전문적인 데이터 시각화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차트를 6가지 추가했다. 또 웹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 올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예컨대 네이버 환율 페이지에서 달러 환율을 검색했으면 페이지 URL을 복사해 오는 것 만으로 달러 환율 데이터를 엑셀로 불러 올 수 있다.

MS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오피스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방을 통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오피스

MS는 오피스를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셰어포인트 등 오피스 앱에 자신이 개발한 새로운 앱을 결합시킬 수 있게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한 것이다. 다양한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오피스에 결합되면서 사용자들은 익숙한 오피스 앱을 떠나지 않아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오피스365를 중심으로 외부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장(場)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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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 MS는 개발자행사 빌드 컨퍼런스를 통해 오피스 앱을 외부 앱과 통합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하며 오피스365의 플랫폼 변신을 선언했다. 우버택시를 아웃룩과 연동하면 아웃룩 일정에 맞춰 우버 택시를 미리 예약해 놓는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MS관계자는 "MS가 지향하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들이 생산성의 향상을 경험할 수 있게될 것"이라며 "뿐만아니라 전 세계 모든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오피스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