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8월 수출, 휴대폰·반도체만 웃었다

6년 來 감소폭 최대...스마트폰·반도체 호조

홈&모바일입력 :2015/09/01 12:11    수정: 2015/09/01 14:51

정현정 기자

·유가하락, 선박 인도지연, 중국 텐진항 폭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8월 수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출시가 시스템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393억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수출액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다.

13대 수출 품목 중 컴퓨터(-0.3%), 평판디스플레이(-6.8%), 가전(-8.7%), 자동차(-9.1%), 일반기계(-15.5%), 자동차부품(-15.9%), 철강(-17.4%), 섬유류(-21.4%), 석유화학(-25.7%), 석유제품(-40.3%), 선박류(-51.5%) 등 11개 품목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무선통신기기(19.0%)와 반도체(4.7%) 등 2개 품목은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보다 각각 19.0%와 4.7%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신규 품목인 OLED는 무려 81.0%의 증가율을 보이며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수출실적인 지난해 8월 22억9천만달러에서 27억2천만달러로 19.0%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업체들이 전략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상반기 출시제품의 가격을 인하해 판매확대를 도모하면서 수출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6와 G4 등 전략폰 가격을 인하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공개한 이후 21일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본격 출하를 시작했다. LG전자도 오는 10월 가칭 G4 프로로 불리는 전략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갤럭시노트5(오른쪽)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
수출입 증가율 추이(%)와 무역주기(억 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수출 감소 속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출실적이 52억4천만달러에서 54억9천만달러로 4.7% 늘어났다.

메모리 반도체는 PC 판매 부진에 따른 D램 재고량 증가 및 가격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D램 현물가격(4Gb 기준)은 지난해 8월 4.23달러에서 지난 8월 2.23달러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낸드플래시 현물가격(64Gb 기준)도 지난해 2.97달러에서 2.45달러로 떨어졌다. D램 가격은 재고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이후 점차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애플과 퀄컴 등 글로벌 IT 업체의 위탁 제조 물량이 확대되는 등 신규 수요처 확보로 수출이 증가했다.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출 감소 영향으로 전체 수출 실적은 26억9천만달러에서 25억1천만달러로 6.8% 감소했지만,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OLED 수출은 증가했다.

LCD는 최종 TV 수요감소 및 공급과잉으로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이뤄지면서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또 TV용 LCD 셀(모듈 가격 대비 70% 수준) 거래량 및 중국내 우리 기업의 LCD 생산능력 확대도 수출 감소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수출실적 8.1억달러에(전체 패널의 3%)에 달하던 PDP의 생산중단 여파도 수출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LG전자는 그 해 11월 PDP 생산을 중단했다.

다만 OLED의 경우 이를 채택한 스마트폰과 TV 판매증가로 수출이 증가했다. TV용 OLED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천96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6천330만달러로, 스마트폰용 OLED는 지난해 상반기 22억2천4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4억6천100만달러로 수출이 증가했다.

한편, 가전은 수출 실적이 지난해 8월 12억달러에서 지난 8월 11억달러로 8.7% 줄어들었다. TV의 경우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의 시장지배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부분품 위주의 수출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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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전은 멀티형 결합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판매량이 30% 성장했고, LG전자는 드럼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장착한 냉장고 ‘디오스 오케스트라’를 출시했다.

산업부는 9월에는 당분간 유가 하락세에 따른 유가영향 품목과 선박 부문에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한편, OLED, 화장품 등 신규품목과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