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로운 삼성물산이 9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 역할을 역할을 하게 되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적인 힘을 받게 됐다.
삼성물산은 1일 합병법인 출범 이후 오는 2일 대표이사 선임 등 안건 의결을 위한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분간 건설과 상사, 패션과 리조트·건설 등 4개 부문의 사업 영역을 유지하면서 최치훈 사장(건설), 윤주화 사장(패션), 김신 사장(상사), 김봉영 사장(리조트·건설)등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동시에 시너지 창출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협업 강화를 위해 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CEO가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운영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기존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이 있는 서초사옥과 제일모직 건설·리조트부문이 있는 태평로 옛 삼성본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이 이전 입주하게 될 도곡동 군인공제회관빌딩으로 나뉘어 당분간 세 지붕 한 가족 형태를 유지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를 비전으로 정한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바이오 등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매출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건설부문에서 23조6천억원, 상사부문에서 19조원, 패션·식음부문 에서 각각 2020년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에서 1조8천억원의 신규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사업부문별로는 건설부문의 경우 그룹의 대표 건설사로 안정적인 캡티브 물량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갈 예정이다.
상사 부문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에 제일모직의 패션·식음 사업 경험 및 노하우를 더해 섬유와 식량사업을 확대하고, 민자발전(IPP)·에너지저장(ESS) 등을 중심으로 오거나이징 사업에서 관계사 협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패션은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하여 SPA사업의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스포츠웨어 사업 M&A 및 IT 액세서리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식음부문은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고 레저부문은 설계와 시공,운영 역량을 결합, 세계적인 체류형 복합 리조트를 실현하고 국내외 복합 리조트 및 복합개발 사업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 부문은 시밀러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확보해 바이오 사업의 주도권을 갖게 되며 투자여력 확보와 하이테크 시공 역량을 기반으로 투자효율을 제고,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활용한 사업 확대로 지속 성장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52일간의 격전 끝에 소송과 주주총회에서 완승을 거둔 삼성물산은 엘리엇 사태 재발을 위해 주주와의 소통과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CSR위원회 등을 신설해 이사회 승인을 거쳐 조만간 본격적이고 가시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3세 경영 체제도 힘을 받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력 강화와 지배구조를 한층 단순화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지난 2013년 말부터 숨가쁘게 진행돼 온 사업구조 재편 작업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어 사실상 삼성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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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를 보유하는 최대주주가 된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5.5%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통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9월4일자로 합병법인 등기가 끝나면 9월14일 신주를 교부하고 9월15일 증시에 신주가 상장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당분간은 조직 안정과 중복사업 정리 등 후속 사업재편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