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문서 공방 美 판사 '뿔났다'

루시 고 "허락 안 받은 문건 접수 금지" 통보

홈&모바일입력 :2015/08/31 14:37    수정: 2015/09/01 10:4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더 이상 허락받지 않은 문건은 제출하지 말라.”

삼성과 애플 간의 1심 소송을 담당했던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발끈했다. 더 이상 법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문건을 접수하지 말라고 선언했다.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루시 고 판사는 지난 27일(이하 현지 시각) 삼성과 애플 두 회사에 더 이상 사전 허락을 받지 않은 소송 관련 문건을 제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루시 고 판사 (사진=캘리포니아북부지역법원)

루시 고 판사가 이 같은 통보를 한 것은 두 회사가 지난 주 사흘 만에 다섯 건의 문건을 연이어 접수한 때문이다.

서류 접수 공방은 연방항소법원이 상고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배상금 3억9천900만 달러 지급 명령을 미뤄 달라는 삼성 요청을 거절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항소법원 판결 중 디자인 특허 관련 부분에 대해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항소법원 결정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애플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 25일 1심이 열렸던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배상금 집행을 요구하는 문건을 접수한 것.

애플이 문건을 접수하자마자 곧바로 삼성이 반박 문건을 제출했다. 여기에 답하는 문건을 애플이 제출하자 곧바로 삼성도 평결불복심리 형태 문건을 접수했다. 삼성은 27일에도 반대 문건을 한 건 제출했다.

사흘만에 다섯 건의 문건이 접수되자 루시 고 판사가 직접 나섰다.

■ 핀치투줌 특허 무효 변수 놓고 공방

애플 인사이더에 따르면 루시 고는 “아직 순회항소법원에서 명령서도 받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삼성, 애플 양측은 계속 문건을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시 고 판사는 “법원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는 더 이상 추가 요구나 문건을 제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현재 양측은 삼성의 상고 절차가 진행될 때까지 항소심에서 확정된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루시 고 판사가 주관했던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 1심 장면을 스케치한 그림.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5월 애플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1심법원이 부과한 배상금 9억3천만 달러 중 3억8천200만 달러를 경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애플에 지불해야 할 배상금은 5억4천8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관련기사

삼성은 이 판결에 대해 이미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애플은 상고 절차와 별도로 확정된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소송 핵심 쟁점이던 애플 핀치 투 줌(특허번호 915) 특허권이 무효 판결받은 점을 들어 배상금 지불 명령은 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 특허권은 지난 해 12월 미국 특허청 내 항소기관격인 특허심판원(PTAB) 3인 재판부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