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7월 중국 생산량 전월비 40% ↓

中 시장 침체 탓…전체 해외생산량도 3년래 최저

카테크입력 :2015/08/27 10:22    수정: 2015/08/27 11:21

정기수 기자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공장 생산량이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시장 내수 부진으로 현지 생산이 1년새 40%나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미국 등 8개국 해외공장에서 총 28만9천753대를 생산해 전년동월(33만7천278대) 대비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3.9% 감소한 20만644대를, 기아차는 14.4% 줄어든 8만9천109대를 생산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량 급감은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현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총 8만1천466대를 생산해 전년동월(13만7천223대)보다 40.6% 줄었다. 특히 전월(17만7천643대) 대비로는 54.1%나 줄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생산량 8만6천203대에도 못 미친 셈이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같은 기간 중국에서 현대차는 4만8천966대를 생산해 43.2% 줄었다. 현대차의 중국공장 월간 생산량이 5만대를 밑돈 것은 2011년 2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올 3월까지만 해도 10만여대의 생산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4~5월 8만여대, 6월 7만여대로 떨어지더니 지난달 5만대 선이 무너졌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3만2천500대 생산에 그쳐 36.3%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밖에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생산도 루블화·헤알화 약세 등 환율 영향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1만2천320대를 생산해 전년동월 대비 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에서는 1만105대의 생산량을 기록, 11.7% 줄었다. 러시아와 브라질 공장의 생산 물량은 전월 대비로는 각각 39.3%, 34.6% 급감했다.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공장 생산량(3만8천5대, 17.4%↑) 증가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기아차의 미국 생산량은 3만1천9대로 6.4%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 부진은 현지 생산량 확대에 나선 현대·기아차의 수익 악화로 직결된다. 늘어나는 공급량을 수요가 뒷받쳐주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와 201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허베이성과 충칭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 공장들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은 총 270만대로 확대된다.

작년 10.4%까지 치솟았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9.2%로 급락했다. 중국 내에서 토종 브랜드의 저가 공세와 엔화·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현지 진출 글로벌 브랜드들의 판촉 강화에 타격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 가격을 인하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달 초 중국 통화당국의 위안화 절하에 따른 환율 여건 호전과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한 판매 확대가 실적 반등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이익은 각각 7%,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대부분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현대·기아차를 억눌렀던 원·엔 환율의 추세 전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달 신형 투싼과 신형 스포티지를, 10월에는 신형 K5 등을 중국 시장에 조기 투입하고 현지 점유율 상승 반전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로컬 업체와의 가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인센티브와 광고·마케팅 비용을 증액하는 한편 신형 투싼 등 SUV 출시 일정을 앞당겨 시장 수요에 대응해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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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8일 최근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사업 수장을 교체하는 등 큰 폭의 쇄신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중국통인 담도굉 중국 사천현대기차 판매담당 부사장을 현대차 중국전략담당으로 새로 임명하고, 이병호 현대위아 공작·기계·차량부품사업 담당 부사장을 북경현대기차 총경리로, 김견 기아자동차 부사장(기획실장)을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로 각각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