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누스 토발즈 "컨테이너? 잘 모른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전무와의 리눅스콘 Q&A 정리

컴퓨팅입력 :2015/08/20 13:51

기술업계서 컨테이너(Container)를 둘러싼 관심이 확 늘었지만 정작 컨테이너와 밀접한 관계에 놓인 리눅스 커널의 창시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언급해 눈길을 끈다.

미국 지디넷은 19일(현지시각) 오전 시애틀에서 진행된 리눅스콘(LinuxCon) 행사장에서 짐 젬린 리눅스재단 전무(executive director)와 '리눅스의 아버지' 리누스 토발즈가 참석한 질의응답 세션 내용을 전했다. (☞링크)

당초 세션은 가벼운 대화로 시작했다. 젬린이 던진 장난스러운 질문과 그에 대한 토발즈의 답변은 토발즈의 겸손함과 여유로움을 보여 줬다는 평가다.

우선 젬린은 최근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토발즈가 100년전 헨리 포드처럼 현대 경제의 생산라인을 재구성하게끔 유도한 인물로서 지난 20년간 경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평가를 언급했다.

토발즈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그렇게 파워풀한 사람이라 여기진 않지만 오픈소스에 대한 찬사는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그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래리 엘리슨 등이 자신보다 기술 분야에서 더욱 영향력있는 인물이라 꼽았다.

이어 젬린은 같은 기사에서 '올챙이배에 별볼일없는 5피트(약 152.4cm)대 신장 (…) 그의 체형과 걸음걸이는 리눅스의 상징인 펭귄형 캐릭터 '턱스(Tux)'와 닮았다'고 묘사한 부분도 인용했다.

토발즈는 이에 대해서도 싱글거리면서 "이게 뭐예요? 조롱하는 건가요?(What is this? A roast?)"하고 말했다. 또 "5피트8인치(약 172.7cm, 본인의 실제 키)면 괜찮은 키죠"하고 덧붙였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전무(왼쪽)와 리누스 토발즈 리눅스커널 수석아키텍트

젬린은 기술과 관련된 진지한 질문으로 들어갔다. 토발즈 역시 기술에 관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진지하고 명확한 답변을 내놨다.

우선 토발즈에게 기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컨테이너(Container)'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6월 리눅스재단은 컨테이너 표준과 설계명세를 수립하기 위한 비영리 표준화 조직 '오픈컨테이너프로젝트'를 발족했다. (☞관련기사)

컨테이너는 운영체제(OS)의 커널을 추상화해, 개발자의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서버 환경에서 일관되게 작동하도록 규격화해 준다. 수많은 서버를 돌리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컨테이너를 적용한 서버 클러스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이 등장하면서 리눅스 배포판을 비롯한 주요 서버OS 업체들의 지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토발즈는 "컨테이너와 다른 유행어(buzzwords) 목록에 커널(kernel)이 빠져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우리(커널 개발 커뮤니티)는 커널에 대해서만 신경쓰고, 나 역시 커널에만 집중하고 (다른 건)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또 "커널 위의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거고, 내가 (컨테이너를) 잘 모른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간단히 말해 토발즈는 자신이 잘 아는 게 리눅스 커널 뿐이며, 기술업계의 여러 유행어와 마찬가지인 컨테이너에 대해선 별로 얘기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젬린은 그 후 토발즈에게 사물인터넷(IoT) 트렌드의 요구사항인 '훨씬 더 작은 리눅스 커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토발즈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더 작은 커널을 원해 왔지만, 모든 모듈은 여전히 수십메가바이트(MB) 크기"라며 "커널이 몇 MB 크기에 맞아 들어간다면 놀라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그게 군더더기를 쫙 뺀 IT머신의 도래를 의미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사물은 늘어나곤 하기때문에 군더더기를 제거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커널) 크기를 20년전 수준으로 줄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 화두는 '보안'이었다. 토발즈는 "보안 커뮤니티에 동의할 수 없다"며 "그들은 보안관점의 고려사항과 무관한 기술도 흑백논리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문제)는 버그이며, 우리가 접하는 대다수 커널 보안 이슈는 그렇게 거대한 게 아니다"라면서 "그 대부분은 매우 어리석은 것이고 그때문에 어떤 약삭빠른 사람은 그 이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모든) 버그를 걷어낼 수 없기에 보안은 절대로 완벽해질 수 없다"며 "우리는 사용자 영역(에서의 권한 관리 등에) 매우 엄격해져야 하고, 코드에 대해 매우 신중해지도록 노력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토발즈는 "여러분들은 버그가 나타나는 현상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며 "(이것을) 오픈소스는 분명히 잘 하지만, 누군가 우리더러 언젠가 완벽하게 보안을 갖추리라 기대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젬린은 자리를 마무리하면서 토발즈에게 향후 10년뒤 리눅스의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토발즈는 "나는 주어진 일을 실행해 나가는 사람"이라며 "6개월 뒤를 바라보긴 하지만 10년 뒤의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그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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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만 "기업들은 10년 계획을 짜고, 오픈소스를 사용할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그들의 전체 프로세스는 매우 진보적인 생각"이라고 평했다. 또 "나는 10년 뒤를 걱정하진 않는다"며 "나는 다음 (커널) 릴리즈와 그 다음 릴리즈를 바라볼 뿐"이라고 말했다.

토발즈는 "이제 택배기사가 오후 2시에 우리집 욕실에서 날 발견해도 놀라지 않는다"며 일상적인 재택 업무 중 향후 몇 달 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기술기반 업체와 월마트, 뉴욕증권거래소, 맥도날드 등 리눅스 기반으로 운영되는 모든 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