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수학을 산업적으로 활용해 산업과 수학의 현실 간극을 줄여야 합니다”
학문적 성격인 수학에서 벗어나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뜻이 모아져 ‘산업수학 문제헌터’ 발대식이 17일 개최됐다. 이 날 이용훈 대한수학회 회장은 “그동안 수학계는 수학을 위한 수학에 매진해 왔고 이에 대한 업적과 성과는 분명히 있지만, 이제는 수학자들이 수학적 원리가 내제돼있는 산업적 문제를 찾아 나서야 한다”며 산업수학 문제헌터 인프라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여러 수학자들이 금융, 의료, 산업, 보안, 재난·안전, 정책결정이나 생활 분야 등에 진출해 산업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수학이론 중 하나인 등위집합 방법을 통해 컴퓨터그래픽(CG) 고도화로 디즈니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눈보라 치는 장면이나 영화 ‘케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거센 파도와 물줄기를 표현하는 등 현실감 있는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또한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인 수학자 구나 칼슨은 수학을 통한 유전정보 분석으로 암환자 수술 필요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정부는 산업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중 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고, 선진국에서는 이미 산업수학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하드웨어 투자가 필요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산업수학을 활성화 시키기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우선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중인 ‘산업수학 점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산업수학 문제헌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산업계와 수학계가 협력을 하며 수학이 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내년까지 21개 대학에 2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날 발대식에서 이석준 미래부 차관은 “수학자들이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수학이 도약하기 위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주 포스텍 교수는 기조 강연을 통해 “국내 산업수학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선진국과 비교해 산업수학 인력이 부족한데, 인적 불균형을 해결하고 새로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관련기사
- 산업현장 문제 풀 ‘산업수학 문제헌터’ 발대식 개최2015.08.17
- SW교육이 수학·과학과 만나야 하는 이유2015.08.17
- 초·중·고 수학 계산기 사용 “10명 중 7명 반대”2015.08.17
- 이기형 회장 카오스 재단 발족…“과학·수학 대중화”2015.08.17
박 교수는 “최근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수학이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한다고 인식돼야 한다”며 “문제 풀이 능력도 중요하지만, 수학에 대한 개념이나 역사적 상황도 같이 가르칠 수 있다면 학생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수학이 세상을 바꾸는 모습도 보여주고, 왜 수학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면 수학이 할만한 과목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수학자들이 나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