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압축프로그램 '빵집' 홈페이지가 폐쇄됐다. 프로그램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후속 버전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빵집' 개발자 스스로가 압축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많이 줄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빵집 개발자 양병규 씨는 지난 4일 빵집 프로그램 공식 사이트로 운영하던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빵집 홈페이지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빵집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빵집은 ZIP, RAR 등 유명 압축 포맷과 이스트소프트 '알집' 전용 포맷인 ALZ, EGG 등 39가지 압축 포맷을 지원하는 윈도용 압축프로그램이다. 지난 2010년 6월 공개된 4.0버전(빌드2270)이 최신 배포판이다.
양 씨는 앞으로도 기존 배포된 빵집의 사용은 계속 가능하다며, 새로 내려받을 땐 네이버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빵집 설치 파일은 네이버 자료실이나 일반 사이트 게시판 등 인터넷에서 여러 경로로 내려받을 수 있다.
빵집은 개인, 기업, 공공기관에서 누구나 기능과 사용기간 제약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웨어다. 알집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해 ALZ 등 이스트소프트에서 알집 전용으로 만든 포맷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양 씨는 다만 여기에 탑재된 압축엔진 라이브러리는 양 씨가 구입한 외산 제품이라, 기능 향상과 성능 개선에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빵집4 버전 공개 전부터 빠른 압축 성능을 구현하거나 유니코드 ZIP 포맷이나 64비트 윈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체 ZIP 엔진을 개발 중이었지만 "대한민국 40대 가장 개발자에게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잠정 보류했다.
양 씨는 빵집 홈페이지 폐쇄를 예고한 날 "사실 후속 버전인 '빵집5'를 진작 완성했지만 여러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젠 사용자가 압축을 하거나 풀기 위해 압축유틸리티를 실행할 필요도, 직접 압축할 일도 없는 시대가 됐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양 씨는 압축의 필요성이 줄어든 배경으로 여유로운 디스크 드라이브 공간, 빨라진 인터넷 회선 속도, 윈도가 지원하는 ZIP파일 형식으로의 편중, 자체 압축 방식을 쓰는 파일 포맷의 등장, 압축하긴 너무 많고 커진 사용자 파일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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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홈페이지의 모습은 사라지지만, 여기에 접속하기 위한 도메인(www.bkyang.com)은 유지된다. 향후 이 도메인으로 접속한 브라우저의 주소는 자동으로 양 씨의 네이버 블로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재 홈페이지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양 씨는 "지금까지 본업은 전자문서 개발과 병원SI, 취미로 빵집(개발), 꿈으로는 또 다른 것을 했는데 지금은 그 '또 다른 것'을 직업이자 취미이자 꿈으로 통일시켰다"며 "앞으로 그 일에만 매진할 생각이고 훗날 빵집과 비교도 안 되는 충격적인 물건을 들고 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