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만나기 힘든 '신형 K5 1.6 터보' 타봤더니...

탁월한 가속성능, 정숙성도 만족...2.0 가솔린보다 부담스런 가격은 흠

카테크입력 :2015/07/31 18:01

이 녀석(신형 K5 SX 1.6 터보)을 만나기 너무나 힘들었다.

기아자동차 신형 K5 SX 터보는 사전예약 비중이 10%에 불과(2.0 터보 포함)한 모델이라 시승이 도저히 불가능할 줄 알았다. 기아차가 주력 모델인 2.0 가솔린과 1.7 디젤 차량의 시승 차량을 중점적으로 전국 드라이빙 센터와 판매지점 등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28일부터 기아차 서울 대치지점에 SX 터보 모델 시승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주력 모델은 아니지만 터보 모델이 갖는 주행 특성을 느껴보고 싶었다. 대치지점 직원은 “시승차가 마련되면 곧바로 연락주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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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이 지난 31일, 기아차 직원은 문자로 “신형 K5 SX 1.6 터보 시승차 준비완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 가솔린, 1.7 디젤과 전혀 다른 주행 감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문자메시지를 받자마자 1.6 터보 시승을 위해 대치지점을 찾았다.

신형 K5 SX 모델은 젊은 고객들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췄다(사진=지디넷코리아)

■정숙성과 가속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은 신형 K5 터보

이날 기자는 임의로 서울 삼성역 사거리부터 반포 한강 시민공원까지 간단하게 1.6 터보 모델의 주행 능력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낮 최고 평균 36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때문일까? 낮 2시 올림픽대로는 차량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나들이를 떠나는 차량도 가세해 고속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엔 무리였다.

할 수 없이 성수대교 서울숲 방향으로 경로를 변경했다. 다행히 이 구간에는 차량이 별로 없어 한산한 구간에서 고속주행을 맘껏 테스트 할 수 있었다.

성수대교에 접어들자 신형 K5 1.6 터보는 기다렸다는 듯 경쾌하고 부드러운 가속능력을 보여줬다. 고배기량 차종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힘은 아니지만 가속페달을 밟는대로 꾸준하게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해당 차종이 갖는 특유의 터보랙(가속시 차량 반응 지연 현상)을 적절히 잡아냈다. 감마 1.6 GDi 터보의 최대 장점을 접하니 정체 구간에서의 답답함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감마 1.6 GDi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PS), 최대토크 27.0kg·m로 2.0 가솔린 모델(168마력, 최대토크 20.5kg·m)보다 월등히 앞선다. 쏘나타 1.6 터보 모델에도 적용된 엔진이기도 하다.

고속 주행에서도 조용한 실내 역시 만족스러웠다. 가솔린 모델 이상의 정숙성과 터보 모델의 특징인 가속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느낌이다.

신형 K5에 탑재된 1.6 터보 GDi 엔진 (사진=지디넷코리아)

■소비자에게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관건

이날 서울 삼성역 사거리부터 서울숲을 지나 약 20km 정도 간단하게 운행해본 결과, 신형 K5 1.6 터보는 확실히 다른 트림보다 차별화를 이뤄냈다. 터보 엔진은 SX(스포티 익스트림)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포티한 겉모습과 그에 걸맞는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날 시승차는 무더운 날씨와 복잡한 시내 주행을 미리 거친 듯한 모습이다. 시승을 하기 전, 트립 컴퓨터 상 평균 연비는 4.2km/l에 불과했다. 에어컨을 최소한으로 틀고 70km/h 이내에서 정속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겨우 6.0km/l를 넘어섰다. 좀 더 길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주행하면 연비가 더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날 신형 K5 1.6 터보가 보여준 연비는 아쉬운 수준이다. 기아차가 밝힌 1.6 터보 모델의 복합연비는 13.4km/l(16인치 휠 기준)다.

신형 K5 SX 모델에는 기어 변속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패들쉬프트가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6 터보 모델의 최대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2.0 가솔린 모델 최저가 트림인 디럭스의 경우 판매가격이 2천245만원이며, 1.6 터보 최저가 럭셔리 모델의 가격은 2천530만원이다. 2.0 터보 모델은 3천125만원으로 신형 K5 라인업 중 최고가다. 1.7 디젤 모델 가격대는 2천480만~2천920만원이다.

결과적으로 정숙성과 가속성능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나타내는 1.7 디젤 모델이 최우선이며, 정숙성을 최우선시 하는 운전자는 2.0 가솔린 모델이 적격이다.

신형 K5 SX 1.6 터보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 앞에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재차 생각해도 비싼 가격이 관건이다. SX 모델은 터보 모델뿐만 아니라 가솔린, 디젤로도 선택 가능하기 때문에 SX를 선택한 고객들은 터보보다 가격이 저렴한 가솔린, 디젤 등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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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원 기아차 마케팅실장은 지난 15일 신형 K5 출시 행사에서 “신형 K5의 향후 판매 비중은 SX 60%, MX 40% 정도가 될 것”이라며 SX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터보 모델의 경우 SX 모델에서만 선택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터보 모델도 신형 K5 판매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내달 초 7월 판매 실적 발표에서 신형 K5 파워트레인별 판매 비중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형 K5 SX 1.6 터보 모델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