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가할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는 다양한 출신 성분의 회사들이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다음카카오도 그중 하나다. 다음카카오는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TF팀을 이끄는 윤호영 다음카카오 부사장은 28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인터넷전문은행, 과연 금융혁신을 가져올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한 굿인터넷클럽 6차 행사에 참석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코어 뱅킹 시스템을 구현하고 개발자가 리딩하는 은행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부사장은 회사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핀테크 업체들이 카카오뱅크에 쉽게 접근하록 해, 미국 심플과 같은 회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심플은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은행 면허를 받지 않고 기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심플이 독자 개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기존 은행 네트워크에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로선 국내 은행들이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이같은 생태계를 구축하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윤호영 부사장은 "국내 은행 시스템은 코어 뱅킹인 계정계에 정보계와 채널 시스템이 붙어 있는데, 유연성이 떨어져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를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핀테크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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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과 협업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직접 출사표를 던지려는 배경을 설명했다. 윤호영 부사장은 또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라며 "그안에 들어가서 규제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다음카카오가 준비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을 통한 편리한 계좌이체, 이자를 돈대신 쿠폰 등 다양한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 정도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