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엔터프라이즈서비스 사업부의 연구개발부서 직원들에게 정장만 입고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실리콘밸리 프로그래머들에게 창의성과 생산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운동화, 청바지 또는 반바지, 티셔츠 차림을 금지한 것이다.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지난 24일 "HP가 고객사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R&D 전문가들에게 티셔츠를 넣어두고 타이를 매라는 드레스코드를 담은 내부용 문건을 돌렸다"고 단독 보도했다. (☞링크)
보도에 따르면 문건은 남자 직원들에겐 사무실에서 칼라가 없는 티셔츠, 빈티지스타일 청바지, 반바지, 야구모자나 다른 모자, 운동복, 샌달이나 다른 앞이 트인 신발을 입지 말도록 지시하고 있다. 여직원들에게도 역시 빈티지스타일 청바지, 짧은 치마와 드레스, 샌달과 매우 뾰족한 힐, 과한 장신구를 착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HP 엔터프라이즈서비스 사업부 직원은 미국, 호주, 인도, 독일, 영국 등을 아울러 10만명을 넘는다. 사무직 출근 복장은 일반적인 정장이지만 연구개발부서만은 예외였다. 이곳 직원들은 외부 고객 미팅이 없기에 비교적 편안한 차림새로 일해 왔다. 그런데 HP는 외부 고객 미팅이 없는 직원들에게도 한층 엄격해진 규정을 적용하려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더레지스터 보도를 인용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HP의 직원대상 복장규정은 이전부터 정해져 있던 것을 새삼 강조했을 따름이지만, 이전까지 이 회사의 R&D팀에겐 그 복장규정이 아주 엄격하게 적용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발자들에겐 마침 무더위를 맞는 시점에 정장을 차려입으라는 지시가 나온 시점 자체가 나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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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왜 이러는 걸까. 더레지스터는 문건이 나온 배경이 HP의 고위 임원들(higher-ups)이 자기 회사에 들르는 고객들은 후줄근한 차림새의 R&D엔지니어들을 보고 불쾌해 할 것이라 여긴 탓이라 설명했다. 반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HP가 오는 11월부터 HP인코퍼레이티드(HP Inc.)와 HP엔터프라이즈(HP Enterprise)로 분할 체제에 돌입하는 입장상 좀 더 빡빡한 운영을 하려는 분위기라고 풀이했다. (☞관련기사)
한국에서도 삼성전자같은 대기업 임직원 대상 복장규정이 창의성과 업무 생산성에 결부되곤 하는 요소로 언급되는 추세다. 삼성전자 출근복장도 정장을 기본으로 하면서 더위를 견뎌야 하는 하절기에는 임직원들에게 타이와 재킷 등을 착용하지 않거나 주말과 공휴일에 반바지를 입고 일할 수 있도록 공지하고 있다. 다만 샌들이나, 면 소재가 아닌 운동복 및 청바지 등을 착용할 수 없다는 점은 HP와 마찬가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