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최초로 무분규 임금협상에 타결했다. 또 업계 최초로 호봉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에도 합의했다. 통상임금 문제도 법적 소송 대신 자율 합의를 선택했다.
2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전일 대표노조인 르노삼성자동차노동조합은 올해 임금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 찬성으로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기본급 2.3%(4만2천3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통상임금 자율 합의 ▲호봉제 폐지를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등이다.
올해 임협의 최대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문제는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서며 타협했다. 노조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철회하자 사측은 다른 10개 수당을 통상임금에 반영시키기로 했다.
호봉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 역시 다른 완성차업체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호봉제는 노동자의 생산성과 관계없이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제도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부담 증가는 물론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르노삼성은 호봉제 폐지 이후 임금제도는 '노사공동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통해 개편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노사는 정년을 현 55세에서 60세로 5년 연장하고, 대신 만 55세가 되는 해부터 임금을 전년 대비 10% 감액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번 협상 타결은 국내 공장의 생산성 악화라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노사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인건비는 르노그룹 내 14개국 23개 승용차 공장 중 가장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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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대타협을 이뤄준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대타협을 통해 확립된 노사간의 상호 신뢰는 우리 회사가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의 올해 임협은 아직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규모와 통상임금 범위 등을 놓고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한국GM 노조는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