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잡는 약물 개발...종양 1/4로 감소

국내 연구진, 대장암 세포 증식 단백질 찾아내

과학입력 :2015/07/22 12:00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의 발병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민도식 부산대 교수(사진), 강동우 울산대 박사, 최강열 연세대 교수 등은 대장암의 세포증식 신호전달체계를 촉진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해당 약물을 대장암이 유발된 쥐에 투여, 종양형성이 1/4 이하로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대장암은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암 중 최근 그 발생률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항암제에 대한 내성과 암 재발을 극복하고자 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민도식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암을 발생하게 하는 ‘윈트 신호전달’을 활성화시키는 핵심 단백질 포스포리파제D1(PLD1)을 최초로 발견했다. 윈트 신호전달은 세포내에서 다양한 생리 혹은 병리현상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호전달계로, 이것이 비정상적으로 조절될 때 암이나 골다공증, 비만 등 질병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PLD1이 생성되지 않게 유전자를 조작한 쥐와 대장암을 발생하게 한 쥐를 교배했을 때, 대장암 발병률이 10배 이상 억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PLD1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VU0155069)을 대장암을 발생시킨 쥐에게 투여했을 때 대장암 치료율이 4배이상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PLD1의 기능을 억제시켰을 때 대장암 줄기세포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백질의 발현과 자가재생 능력이 감소되고, 종양생성 능력이 200배 이상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이 발견한 핵심 단백질 기능을 억제시키는 약물을 만들면 항암제 내성과 대장암 재발을 막는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민도식 교수는 “대장암의 발병을 촉진하는 핵심 단백질을 밝히고 그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을 발견함으로써 항암제 내성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하기에 이번 연구물이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대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에 대항할 수 있는 항암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 및 염증질환 치료의 새로운 개념과 검증된 치료표적을 제시하는 기초연구로서, 임상실험 등을 거쳐 정식 상용화 하기까지는 5~6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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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우 박사는 "최우선 과제로, PLD1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PLD1 억제 약물의 독성실험, 부작용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기업과 협업을 통해 임상실험을 하거나 기술이전 등을 해서 계속 연구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이번 연구 결과물은 의생명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실험의학회지(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지 온라인(early view)판 6월 29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