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법 개정안 시행 이후 주요 오픈 마켓 간 게임 내 아이템 가격에 차이가 생기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몇몇 게임사들이 아이템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자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이용자 불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일, 애플은 지난 9일부터 자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오픈 마켓에서 유통되는 게임 및 게임 내 아이템 가격에 부가세 10%씩을 포함시켰다. 정부의 과세 조치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해외 오픈 마켓에서 유통되는 앱에 10%의 부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미 10%의 부가세를 매기고 있던 국내 오픈 마켓과 부가세 부담이 없던 해외 오픈 마켓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 이달부터 시행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는 구글, 애플 등 해외사업자가 운영하는 오픈 마켓도 10%의 부가세를 부과하게 됐다.
문제는 구글 플레이가 개발자에게 10%씩 인상된 가격을 추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자체적으로 가격을 10%씩 인상시킨 것.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동시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 간에 가격 차이가 생기게 된 이유다.
한 예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쪽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의 경우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 내 아이템 가격은 보석 30개가 3천 원, 보석 100개가 9천900원이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보석 30개가 3.29달러(한화 약 3천700원), 보석 100개가 10.99(한화 약 1만2천 원)달러에 판매된다. 아이템 가격이 올라갈수록 차이는 커진다.
이에 ‘블레이드’는 자체적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아이템 구매 시 차액에 해당하는 보석을 더 제공, 형평성을 맞추고 있다. 같은 상품명에 대한 아이템 지급량을 바꾸는 방식이다. 상품 ‘보석 30개’에 대한 기본 보석 지급량이 구글 플레이에서는 30개,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33개다.
‘블레이드’의 예처럼 일부 게임사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아이템 구입 시 차액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추가로 지급해 오픈 마켓 간 형평성을 맞추고 있다. 몇몇은 구글 플레이 쪽의 가격을 애플 앱스토어에 맞춰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직까지 방침을 강구하고 있다.
애플이 일방적으로 바뀐 정책에 대한 조치를 취한 후 게임사에만 사후 책임을 전가해 이용자와 개발사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게다가 애플은 지난 7일 앱 개발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36시간 후 앱스토어에서 가격을 일괄 인상한다고 공지하기만 했지 이에 따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애플은 정확한 가격 인상 시점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게임 내 아이템 가격 표시에 인상분을 적용하지도 않았다. 그저 결제되는 가격을 올렸을 뿐이다.
때문에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게임을 업데이트하기 전까지 게임 내 아이템 가격이 인상 전으로 표시됐다. 자연히 상점에서 보이는 가격과 실제 결제되는 금액에 차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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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게임사들은 인상 후부터 게임 내 가격 표시 정정 전까지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에게 차액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지급하는 등 보상안을 시행했지만 이 역시 오롯이 게임사들의 몫이었다. 애플의 일방적인 조치로 게임사와 이용자들만 혼란을 겪게 된 것.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일괄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그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부가세 부과 인상분에 대한 가격 인상이라는 애플의 결정에는 따른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