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 최초로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실리콘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컴퓨터에 빛의 도로를 내서 칩들 사이 또는 칩 내에서 빛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른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향후 컴퓨터의 구조까지도 바꿀 수 있어, 미래 컴퓨팅과 데이터 통신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광송수신 단일칩 기술은 실리콘 전자회로 칩에 광데이터의 입출력 기능을 추가시킬 수 있는 독자적 플랫폼기술이다.
ETRI는 이 기술이 전자 집적회로와의 통합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칩 사이에 광 데이터의 실용적 송수신이 이루어질 수 있어, 향후 고성능 컴퓨터(HPC),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3차원 IC, 광부품 등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술을 통신망 기술에 활용할 경우, 기존 전기데이터의 속도인 라인 당 최대 1~2 Gbps를 10배~ 수십 배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전송 거리에도 구애 받지 않고, 일반 컴퓨터 환경에서도 광통신 속도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채널당 10~40 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는 4GB정도 되는 풀 HD급 영화 1편을 0.8초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특히 평면상의 데이터 광통신 뿐만 아니라, 3차원 칩 적층 구조의 IC간 데이터 광통신에도 유리해 3D 적층형 메모리, 적층형 컴퓨터 시스템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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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는 향후 이 기술이 컴퓨터 CPU, 메모리 등 미래 컴퓨터 칩에 플랫폼으로 적용될 경우, 비교적 저렴한 웨이퍼 수준의 양산 공정을 할 수 있고, 비약적으로 향상된 데이터 입출력 속도 및 대역폭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향후 광통신 부품, 모바일기기, 센서, 디스플레이 부품 등 실용화에도 쉬워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경옥 ETRI 박사는 “이번 성과로 차세대 광전융합 반도체 기술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컴퓨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