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파크 '히어로스카이', 글로벌 진출 숨은 주역은?

게임입력 :2015/06/09 10:48    수정: 2015/06/09 14:10

박소연 기자

이노스파크(공동대표 신재찬, 김성용)의 모바일 전략 게임 ‘히어로 스카이(글로벌명 ’히어로스카이: 에픽길드워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9일 현재 기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0만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일일 활성 이용자(DAU)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출시 당시에는 일본, 독일, 영국 등 145개국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베스트 신규 게임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히어로스카이’의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이노스파크는 최근 컴퍼니케이파트너스, SL인베스트먼트, 키톤 벤처스로부터 총 7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히어로 스카이

대규모 게임사도 이뤄내기 힘든 글로벌 성과를 국내 소규모 개발사가 직접 만들어 나가고 있는 비결을 뭘까.

신재찬 이노스파크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 전략 수립과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과 IGS가 시행한 ‘모바일게임 전문운영지원(이하 EOS) 사업’ 지원을 글로벌 성공의 발판으로 꼽았다.

EOS 사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고 IGS가 위탁 받아 운영하는 중소 모바일 게임사 지원 사업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의 성공적인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국내 및 현지 지사 전문 인력을 동원해 게임서비스 운영(GM) 및 고객관리서비스(CS) 등에 관한 총체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이노스파크는 2014년도 EOS 사업 2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 3월 19일 ‘히어로 스카이’ 글로벌 출시 시점부터 오는 15일까지 지원을 받는다. 2015년도 EOS 사업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함께할 기업을 모집 및 선정해 내년 6월 15일까지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재찬 대표는 “CS는 개발사가 핸들링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글로벌 출시 전부터 CS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EOS 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으며 고민을 덜 수 있었다”며 “글로벌에 직접 서비스하려는 개발사라면 필수적으로 지원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신재찬 이노스파크 대표

아래는 신재찬 이노스파크 대표와 진행한 일문일답.

- ‘히어로스카이’의 글로벌 출시를 자체적으로 진행한 이유

“이노스파크를 처음 창업했을 때부터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는 개발사가 되는 게 목표였다. 전작인 ‘드래곤 프렌즈’도 아시아나 국내보다는 글로벌을 타겟으로 한 작품이었으며 ‘히어로 스카이’ 역시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했다. 특히 아트적인 부분이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R&D에 힘을 썼다. 앞으로도 성과가 날 때까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모바일 특성상 소규모 개발사도 충분히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 빌드를 쪼개서 특정 지역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글로벌을 보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자체 퍼블리싱의 특징은?

“직접 하다보니 오너십과 의지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계속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고 싶은 만큼 노력해볼 수 있는 것이다. 정답이 있는 시장에서는 협업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이제 막 도전하는 단계다. 뚜렷한 정답 없이 모두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실패가 나올 텐데 이를 용인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경 써야 할 다양한 작품이 있는 대규모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리소스 한계 때문이라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직접 하면 우리 작품이기 때문에 우리가 결정해서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민성을 가지고 결과를 만드는 데 용이하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처음부터 게임 자체를 글로벌에 맞춰서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임 출시 초기부터 15개 국가 언어를 제공했다. 한국어로만 하면 개발 끝나면 출시하면 되는데 다른 언어를 제공하는 경우 그에 따른 최적화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첫 마케팅은 인도네시아어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 번역 하나하나도 소홀할 수 없다. 이외에도 시간 등 상대 국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이용자의 타임라인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그걸 어떻게 잘 하느냐가 첫 번째 숙제다. 기본적이지만 노하우가 많지 않은 소규모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 해외 서비스 시 특히 어려운 점

“문화적인 부분이 가장 까다롭다. 예를 들면 ‘히어로 스카이’는 이슬람 국가에도 서비스된다. 문화적인 이슈가 없도록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히어로 스카이’ 랭킹 티어 중에는 ‘갓’이라는 게 있는데 이슬람 문화에서는 유일신을 믿기 때문에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데에 반감이 있다. 게임 출시 후 터키 이용자가 이런 부분을 지적해 줘 관련 명칭을 다 바꿨다. 서비스를 계속 하다보면 자연히 줄어들 문제라고 생각한다.”

- EOS 사업에 지원한 이유는?

“정부 공고를 보기 전부터 CS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이노스파크는 개발 회사다 보니 인원의 90% 이상이 개발인력이다. 다행히 때맞춰 정부에서 EOS 사업을 시작해 지원했다. 이노스파크와 비슷한 규모의 개발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때 갖추기 어려운 기능을 잘 지원해줘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고민이 많이 줄었다. 특히 CS는 강성 고객 등 개발사가 핸들링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게임, 마케팅, 사업 등 본직적인 데 집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 실제로 EOS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나?

“EOS 사업의 지원 덕에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케어가 가능했다. ‘히어로 스카이’는 PVP게임이다 보니 여러 유형의 CS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는가가 이용자 잔존률 등에 큰 영향을 준다. 페이스북, 이메일 등 여러 채널로 CS가 들어온다. 이노스파크가 글로벌에서 인지도가 높은 회사는 아니지만 탄탄한 CS를 통해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이용자가 ‘히어로 스카이’를 계속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EOS 사업을 운영한 IGS와는 사업 종료 후에도 연장 계약을 통해 협력할 계획이다.”

- EOS 사업에 바라는 점

“EOS 사업이 확대 됐으면 좋겠다. 기한이 짧고 지원 언어도 영어 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유럽, 동남아, 남미 등 비영어권 국가 중 중요한 국가가 많다. ‘히어로 스카이’는 15개 언어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 15개 언어로 CS가 들어온다. CS 지원도 이런 부분에 발맞추면 좋지 않을까 싶다.”

- 이 외에 필요한 정부 지원이 있다면?

“최근 정부의 지원이 초기에 도움을 주는 데 많이 집중돼 있는데 그로스 단계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주는 정부 사업이 많아지면 좋은 성과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사업에 용기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리스크가 줄면 자연히 더 많이 도전할 거고 그렇게 선순환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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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스파크의 추후 계획

“‘히어로 스카이’의 한국 서비스도 직접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외에 라인업 2개 정도를 개발 중으로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크하고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노스파크만 만들 수 있는 게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싶다. 한국 게임 시장은 경쟁이 굉장히 심한 데 비해 글로벌은 아직도 성장 중이며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많이들 도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