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협력사와 임금공유제 실험

임금 공유 프로그램 첫 시행 주목, 지역 경제 활성도 추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6/07 10:59    수정: 2015/06/07 19:12

이재운 기자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사 임직원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목된다.

7일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사간 올해 임금 협상안을 타결하고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 뿐만 아니라 안전ㆍ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같은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이다.

그간 일부 기업들이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는 있었으나,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구성원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어난 신규 생산라인 신축 공사 중 발생한 사고의 후속 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다른 대기업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한편 임금 단체 협상 최종안은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임금공유 ▲노사협력 임금체계 개편위원회 설치 ▲하이닉스와 지역경제 상생을 도모하는 ‘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 등의 3대 상생 방안을 골자로 타결됐다.

SK하이닉스 로고

협약에 따르면 직원들은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3.1%의 인상분 중 10%인 총 급여의 0.3%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 놓고, 이에 회사가 매칭그랜트로 추가로 내놔 총 0.6% 만큼의 비용을 협력사 직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실제로는 2.8%만큼만 임금인상률을 적용받게 된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약 4천 여 명의 협력사 직원들의 임금인상, 복리후생 등 처우개선과 안전ㆍ보건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로 사용한다.

또 사업장 인근 농가와의 상생발전을 위해 지역농협과 결연을 맺고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임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연간 100억원 규모의 구매를 통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 제도의 도입과 관련해 “SK그룹 편입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노사관계 측면에서 적극 받아들여 이와 같은 발전적 임단협이 타결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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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숨가쁜 업계경쟁 가속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최근 환경안전 이슈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임단협도 조기에 타결했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이 밖에 지난해 도입한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등에 대한 시행방안 수립과 통상임금을 포함한 생산직의 임금 및 직급체계를 산업구조 변화에 맞게 개편하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를 만들어 올 하반기부터 운영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