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천국' 대만, IT·전자와 만나 스마트해져

포토뉴스입력 :2015/06/06 08:34    수정: 2015/06/06 08:34

이재운 기자
  • HTC 전직 임원들이 창업한 전기 스쿠터 '고고로' 체험매장 (지디넷코리아)
  • HTC 전직 임원들이 창업한 전기 스쿠터 '고고로' 체험매장 (지디넷코리아)
  • 컴퓨텍스2015 미디어텍 부스 한 켠에 마련된 전기 스쿠터 렌탈 솔루션 (지디넷코리아)
  • 타이페이 시내 한 교차로에 마련된 스쿠터 전용 신호대기 구역. 자동차와 얽혀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지디넷코리아)

<타이페이(대만)=이재운 기자>줄 잡아 1천500만대. 현재 대만 전체에서 운행되는 스쿠터(소형 오토바이) 등록대수 추정치다. 대만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학생이나 직장인에 관계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고 전했다.

도로에는 교차로마다 스쿠터를 위한 신호대기 구역이 마련돼있을 정도다. 자동차와 엉키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쿠터에 IT와 전자기술을 접목시키는 사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대만이 강점을 갖고 있던 모바일 기기와 PC 산업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관련 업체나 인력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HTC 떠난 그들, ‘전기 스쿠터’에 뛰어들다

HTC는 아이폰3G가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던 2010년대 초반 당시 구글의 첫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를 제조하며 유명세를 탔고, 이후 비츠뮤직과 제휴하는 등 블랙베리와 함께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의 약진과 중국계 제조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 현재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나있다.

때문에 본사나 해외법인 임원들은 회사를 떠나 다양한 방면으로 창업의 길에 나섰는데, 그 중 가장 크게 주목 받은 이들이 바로 ‘고고로(Gogoro)’를 세운 호레이스 루크와 매트 테일러다.

이들은 CES2015에서 파나소닉과 함께 ‘스마트 스쿠터’를 선보였다. 파나소닉 배터리셀을 사용한 이 스쿠터는 2개의 전용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삼아 움직인다. 55개의 센서를 통해 전력 소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스쿠터의 전반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최대 시속이 95km/h에 이르고, 권장 최대 속도는 60km/h 수준으로 시내 주행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이 체험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스쿠터 전면부 디자인을 원하는 형태로 교체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들은 타이페이 중심가에 대규모 체험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승도 가능하다. 타이페이의 명물인 101타워 인근에 미스트나 베베18 등 유명 클럽과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위치한 구역에 나란히 위치해 젋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텍, 전기 스쿠터 렌탈 솔루션 공략

소득수준에 비해 물가는 비싸고, 또 자동차에 대한 세금이 적지 않은 대만 정부의 정책 탓에 스쿠터나 자전거를 렌탈해 사용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

인텔이 어드밴텍과 함께 자전거 대여 서비스에 대한 솔루션을 공급했다고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밝혀 화제가 됐다면, 대만의 칩셋 제조사인 미디어텍은 스쿠터 렌탈 서비스에 칩셋을 비롯한 종합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공급했다.

전기 스쿠터 렌탈 서비스인 ‘스쿠로모토(Skuromoto)’는 미디어텍 등이 개발한 임베디드 솔루션을 탑재해 실시간 상태 확인과 같은 관리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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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2015 미디어텍 부스에서도 한 켠에 자리를 마련한 이 서비스에 대해 현지 협력사 직원은 “나중에 다른 국가에서도 전기스쿠터에 대한 장려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컴퓨텍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대만 정부가 기존 스쿠터가 유발하는 대기오염을 고려해 보다 친환경적인 전기 스쿠터의 보급 확대를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에 따른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