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대규모 투자로 실탄을 장전한 쿠팡(대표 김범석)이 아마존, 알리바바를 잇는 또 하나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발돋움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쿠팡은 3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 유치에도 쿠팡은 김범석 대표가 최대주주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기업 가치는 최대 5.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본격 구축해온 전국 단위의 물류센터와, 배송 전담직원 쿠팡맨 등이 시장에서 파급력을 일으키며 쿠팡의 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작년 5월 미국 세쿼이어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를, 같은 해 11월 미국 블랙록으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 받아 자체 물류센터와 직접 배송 시스템을 갖춰왔다. 현재까지 1천500억원 넘는 비용이 여기에 투자됐다.
자차를 이용한 직접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경우 물류협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고객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일부 정책을 수정함으로써 법적 논란을 피해 서비스 확대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쿠팡은 앞으로도 물류 시설 및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전자상거래 기업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9만9천173㎡의 인천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다. 이어 현재 8개의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완공될 인천물류센터까지 포함하면 쿠팡의 물류센터 총 면적은 33만8천894㎡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쿠팡은 거의 모든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전략을 택할 예정이다. 확대 중인 생필품을 비롯해 신선식품 등 백화점과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상품들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겠다는 것.
여기에 배송전담 직원인 쿠팡맨을 7월 말까지 800여명 추가 채용하여 로켓배송을 강화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2시간 배송은 물론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쿠팡은 글로벌 수준의 IT 기술력 향상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실리콘밸리 등 해외 R&D센터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쿠팡의 대대적인 투자는 미국의 아마존이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내 업체뿐 아니라 유통 공룡인 아마존과의 경쟁에도 맞설 전략이 필요한데, 쿠팡은 혁신적인 빠른 배송과 친절 서비스를 생존 무기로 정했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알리바바, 야후, 슈퍼셀과 같은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 중 하나로 소프트뱅크의 안목과 통큰 투자를 꼽는다. 소프트뱅크가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잘 선별해, 과감한 투자를 집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쿠팡에 대한 투자 역시 회사의 잠재력을 소프트뱅크가 감지했고,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손정의 회장은 “쿠팡이 이커머스를 더욱 혁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란 말로 쿠팡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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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쿠팡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재편하고, 나스닥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국내 시장 선점을 위한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재반시설 구축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라면서 “이미 투자금 중 일부는 받았고 내달 중 나머지 금액도 모두 받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