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5] '광개토태왕'이 선택한 어려운 길

게임입력 :2015/05/21 09:13

박소연 기자

엔도어즈 오용대 기획자는 20일 ‘NDC15’에서 모바일 게임 ‘광개토태왕’을 개발하며 겪었던 일화들을 공개했다.

엔도어즈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광개토태왕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시기였다.

간단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의 매력을 높이 산 엔도어즈는 이 게임을 모티브로 신작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엔도어즈는 턴제 게임만 만들 줄 안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꾸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오용대 기획자는 “한 게임을 모티브로 삼을 때는 겉모습만 변경하는 쉬운 길과 겉과 안 모두를 변경하는 어려운 길이 있다”며 “쉬운 길은 짧은 기간 내에 시장성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겉모습만 변경하기에 원작을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엔도어즈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외관은 물론 내부 시스템까지 싹 다 바꾸기로 결정한 것. 그렇게 가시밭길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작업은 엔도어즈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었다. 역사 게임에 강점을 가진 특성을 살려 삼국시대라는 배경을 도입했으며 역사를 다루는 퀘스트를 도입해 이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자 했다. 이에 더해 방어건물의 화각을 설정해 게임의 전략성 증대를 꽤했다.

또한 대규모 전투가 잦았던 시대적 배경에 맞춰 고대 공성전을 재현했다. 이를 살리기 위해 충차, 발사포 등 공성병기를 도입했으며 사람 대 건물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전투를 강조했다.

약 1년 간 이를 개발, 나름 만족할 만한 게임이 나왔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다른 게임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게 주된 의견이었다. 엔도어즈와 같은 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수많은 게임이 이미 모바일 게임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방향전환을 위해 진정한 전략 시뮬레이션 전투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비동기식 전투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실제 게임하고 있는 이용자끼리 매칭해 전투를 벌이는 동기식 실시간 전투를 구현하기로 한 것.

오용대 기획자는 “엔도어즈는 2주에 한 번씩 게임을 전혀 해보지 않은 일반 이용자를 회사로 초대해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의견을 수집한다”며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당시 시장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차별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흥행에 성공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롤모델도 마땅히 없었다. 모든 요소 하나하나를 맨땅에 헤딩하듯 해결해 나가야했다. 모바일에서 RTS가 성공할 수 있을까, 동기는 잘 맞을까, 연결이 끊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좋은 조작 방법을 뭘까 등 수많은 의문점들이 생겼다.

그렇게 무작정 두 이용자가 한 화면을 보며 전투를 벌이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방식을 만들어 냈지만 재미가 없었다. 결국 지난해 6월 전략을 바꿔 익숙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전투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각자의 본거지가 존재해 적 궁궐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기본으로 테크트리, 미니맵 등 전략시뮬레이션의 기본요소들을 하나씩 추가하고 완성도를 높여 지난해 11월 어느 정도 완성된 모습의 광개토태왕이 탄생했다.

광개토태왕은 이제 추후 2개월 안에 대중에게 공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 개발 시 만들었던 공성모드와 추후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나간 전략모드 두 개 모드를 모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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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탄탄대로다. 삼국시대가 생소할 글로벌 이용자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스킨을 따로 마련해 다른 그래픽과 스토리로 북미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용대 기획자는 “광개토태왕을 만들면서 여러 번 선택의 기로에 섰지만 정확한 파악과 단호한 결정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모바일 시장은 스피드가 생명으로 결정의 순간에서는 결정을 미루지 말아야하며 한 번 결정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