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험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

컴퓨팅입력 :2015/05/20 15:31    수정: 2015/05/28 16:34

손경호 기자

삼성전자의 마케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스펙 마케팅'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마다 CPU 성능은 얼마나 되는지,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배터리 용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수치가 곧 제품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기준처럼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삼성전자는 스펙 자체를 강조하기 보다는 그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제품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일 지디넷코리아가 개최된 마케팅 스퀘어 컨퍼런스(MSC) 2015에서 박윤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담당 상무는 "기존 삼성전자의 마케팅은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로 만족을 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기능만 갖고는 차별적인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경험에 집중하는 마케팅이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런칭피플(Launching People)'이다. 박 상무에 따르면 2013년 6월 프랑스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해 참여자들이 자신의 꿈에 대한 스토리를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최고의 스토리가 선정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을 쓰고 있는 소비자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내고, 불특정 다수 사용자들이 아이디어에 대한 투표를 진행, 선정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룩앳미(lookatme)'라는 훈련 프로그램이다. 자폐아동의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룩앳미라는 앱을 설치한 뒤 자폐아동이 해당 앱을 통해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상대방과 눈맞춤 등 훈련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박 상무는 "자폐아동들이 만지거나 조작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덜 느낀다는 점에 착안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한국, 캐나다에서 진행 중이고, 터키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유명 장인들의 비법을 스마트폰을 통한 쌍방향 강연을 통해 배울 수 있게한 '마에스트로 아카데미'가 있다.

'S드라이브'는 교통사고가 많은 호주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로 연결되는 별도 기기에 스마트폰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안전주행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드에서는 운전 중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 보내기가 차단되고, 교통정보, 날씨정보 등을 확인하며, 안전준수 여부에 따라 쌓인 포인트르 다른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관련기사

오스트리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반영한 '파워슬립'은 잠자는 동안 왠만한 PC보다 CPU성능이 높은 스마트폰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암연구센터 컴퓨팅 네트워크와 연결해 연산에 도움을 주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실행하면서 삼성전자는 칸느 국제 광고제, 클리오 광고제 등 3대 광고제 중 2곳에서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