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운전트럭 정식 운행…차선만 있으면 OK

일반입력 :2015/05/08 15:23    수정: 2015/05/08 17:07

세계 최초로 운행이 허용된 자동운전트럭이 자율주행차 안전 신뢰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네바다주 지사실은 7일(현지시간) 다임러 계열 운송업체 프레이트라이너의 자동운전 트럭인 ‘인스피레이션 트럭’에 대한 정식 번호판을 부여했다. 이로서 인스피레이션 트럭은 세계 최초로 정식 운행이 가능한 자동운전 트럭이 됐다.

인스피레이션 트럭 운전자는 평상시에 운전석에서 운전을 하지 않지만, 비상시 수동 모드로 전환돼 운전을 담당할 수 있다. 이 트럭은 명확하게 그어진 차선에서만 자율운행이 가능하다. 명확한 차선이 없는 경우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야 한다. 이같은 기능은 향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율주행차 안전성 향상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킹에 취약’ 우려 많았던 자율주행차 안전

벤츠와 아우디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들을 선보였다. 아우디는 자체 자율 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A7으로 총 550마일(약 885km)에 이르는 자율주행을 시연했고, 벤츠는 CES 현장에서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인모션을 최초 공개했다.

CES 이후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우려도 있었다. 자율주행차가 외부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는 미국 의회의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마키 미국 상원의원은 자체조사보고서를 통해 “조사 대상인 19개 완성차 업체 중 자율주행차 해킹 방지 기능을 갖춘 업체는 2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우려 섞은 전망을 내놨다.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은 지난 3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 심포지엄에서 “자율주행차가 시스템 해킹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자율주행차가 차선을 제대로 인식 못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통합 능동 제어 단계 갖춘 자율주행차 줄줄이 출시될 듯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 트럭은 해킹에 취약한 자율주행차의 안전 신뢰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하게 그어진 차선에서 주행이 가능하며, 비상시 수동운전 모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킹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범위를 총 4단계로 보고 있다. 1단계는 ‘선택적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이 운전대 또는 페달 중 선택적 자동제어가 가능하다. 2단계는 ‘통합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다. 3단계는 자동차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관련기사

인스피레이션 트럭은 이중 ‘통합 능동 제어 단계’인 2단계에 가까운 차량이다. 인스피레이션 트럭이 향후 몇 년간 특별한 사고를 일으키지 않으면 ‘통합 능동 제어 단계’ 기능이 갖춰진 자율주행차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정부도 인스피레이션 트럭처럼 2단계 자율주행차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가 2020년까지 국내에서 제한적인 수준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자율주행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오는 2018년까지 강원 평창군 내에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