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천연가죽? 그건 좀...
누구나 G4의 디자인 콘셉트를 접했을 때 처음에는 이런 거부감부터 들었을테다. 유출된 디자인 사진을 보고나서도 이런 당혹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제품을 30분 정도 만져보고 나니 비호감은 상당부분 호감으로 변했다. 플라스틱 혹은 메탈 소재의 전자기기만 접하다보니 낯설음이 거부감이 주된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수작업을 포함한 제작 공정에만 3개월(12주)이 걸린다는 LG전자의 설명처럼 G4의 가죽 소재 후면커버는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났다. 가죽은 에르메스 핸드백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소재로, 또 가운데 들어간 실 스티칭은 샤넬 핸드백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또 하나 가죽 소재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떠올리면 우선 습도나 오염에 취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먼저 든다. 손 때가 탄 가죽 지갑이나 비가 쏟아질 때 본인은 비를 맞더라도 명품 가방을 품에 안고 뛰어가는 여성들을 떠올리면 된다.
G4를 만져보니 그런 걱정은 일단 접어둘 수 있겠다는 안심이 든다. 후면의 가죽 소재는 여러 번의 후공정은 거쳐 쉽게 때가 타지 않도록 코팅이 돼 있다. G4에 방수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지만 가죽 소재를 30시간 동안 물에 담궈놓아도 손상이 되지 않도록 실험했다고 한다.메탈이나 플라스틱 소재 스마트폰이 흠집이나 파손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같은 우려는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별도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끼우지 않고 온전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되려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가죽 색상별로도 패턴과 질감이 조금씩 다르다. 블랙은 중후한 느낌을, 브라운은 보드라운 감촉을, 스카이블루는 시원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가죽 소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소비자들을 위해 LG전자는 플라스틱에 세라믹 소재를 적용한 모델도 함께 내놨다. 그 중에서도 화이트 색상이 가장 눈에 띈다. 매끈한 타일을 떠올리면 쉽다. 샤넬의 손목 시계와 동일한 소재다.
G4에도 커브드 디자인이 적용되기는 했지만 많이 휘어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다. G플렉스2 곡률이 700R이라면 G4는 3000R(반지름이 3000mm인 원의 휘어진 정도. 숫자가 작을 수록 휘어진 정도가 크다.) 정도여서 쥐었을 때 좀 더 편안한 느낌을 주고 통화할 때 부드럽게 얼굴에 감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G4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카메라다. 카메라 성능은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최강이다. 전면카메라를 들어 셀피(셀프카메라) 한 장만 찍어봐도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G4는 국내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면카메라 화소수를 800만까지 높였다. 아이폰6의 후면카메라와 동일한 화소수다. 기자가 사용 중인 아이폰6와 동일한 조명 아래서 셀카를 촬영해봐도 G4쪽이 월등하게 잘 나왔다. 일반 모드에서도 마치 필터를 끼운 것처럼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셀카족들을 고려해 관련 기능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후면 볼륨 버튼을 두 번만 누르면 바로 카메라가 실행돼 사진이 찍힌다. ‘퀵샷’ 기능이다. 호평을 받았던 '제스쳐샷'도 '제스쳐 인터벌 샷'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제스쳐샷과 동일한 방법으로 손바닥을 폈다가 주먹을 쥐는 동작을 빠르게 두 번 반복하면 1초 간격으로 네 장의 사진이 찍힌다.
후면카메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모드는 LG전자의 필살기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중에서 DSLR 카메라처럼 ISO(감도), 셔터스피드, 화이트밸런스(색온도)까지 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은 없었다.
셔터스피드를 올리면 저조도 환경에서도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진가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나 움직임 궤적을 추적할 때 발휘된다. 어두운 박스 안에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장난감 기차를 셔터스피드를 4초로 설정한 상태에서 촬영하자 경쟁 제품들이 형체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것과 비교해 빛의 궤적을 그대로 잡아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셔터스피드는 최대 30초까지 올릴 수 있다. 별의 움직임이나 밤 거리를 지나는 자동차의 궤적을 촬영할 때 활용이 가능하다.
후면 플래시 아래에는 빨간색 센서가 추가로 위치해 있는 것이 보인다. G4에 최초로 탑재된 '컬러 스펙트럼 센서'다. 이 센서는 화이트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똑같은 피사체를 두고 비교한 결과 G4가 실제 색감과 더 가까운 색감으로 피사체를 잡아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F1.8 조리개는 야경을 찍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셀카를 찍을 때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 3개 정도 밝기인 3룩수 정도의 조도를 가진 상자 안을 찍어보니 갤럭시나 아이폰은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생기는 특유의 자글자글한 노이즈가 생겼지만 G4는 확실히 노이즈가 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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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밸런스도 조정할 수 있다. 색온도라는 개념이다. 온도를 낮추면 파란색이 부각돼 차가운 느낌이 들고 화이트밸런스를 높이면 좀 더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주변조명과 상관없이 실제 색상과 가장 근접한 색감을 찾아낼 수 있다.
하루에도 수백장의 셀카를 찍는 여성들이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도 사진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수시로 바꾼다. 스마트폰이 그 자체로 카메라가 돼야하는 이유다. 카메라 하나만으로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