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이동통신 사업까지 진출하는데…”

인터넷 업계 “글로벌 경쟁력 키울 수 있게 규제 풀어야”

일반입력 :2015/04/23 12:15    수정: 2015/04/24 08:51

구글이 미국에서 임대망을 통한 이동통신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국내 서비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는 테스트 단계지만, 인터넷 업계에선 해당 서비스가 성공할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구글이 독자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식은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물론, 각종 규제에 억눌려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잠재적인 위협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구글이 이동통신망사업자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회선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프로젝트 파이’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월 20달러에 무제한 음성과 문자를 제공하는 방식이며, 데이터 이용 시 1GB당 10달러를 지불하면 된다. 사용하다 남은 데이터는 양만큼 차액으로 돌려준다. 현재는 넥서스6 단말기에만 제공되며, 구글의 초청장이 반드시 있어야 사용 가능한 테스트 단계다. 기존 넥서스6 사용자는 프로젝트 파이용 SIM카드를 꽂아야 한다.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로 변신을 꾀한 구글의 프로젝트 파이 서비스는 일단 미국에 한정돼 시작된다. 미국 내에서도 초청하는 방식으로 한정시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비롯해 해외 서비스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업계는 이미 미국에서 망사업자 지위를 갖고 있는 구글이 프로젝트 파이를 시작으로, 이동통신사업의 영역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검색 포털 사업을 넘어 우주·생명과학·무인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구글이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초연결 시대를 맞아 이동통신사업도 직접 챙길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는 시각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몸집을 키우고 있는 반면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성인인증제 등 정부로부터 규제 역차별을 당하고, 시장지배력을 앞세운 구글과 애플의 독점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애플·페이스북 등이 앞 다퉈 모바일 기기 중심의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이 국내 인터넷 사업자만 손발이 꽁꽁 묶여 있는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외신기업들의 독과점을 예의주시하고,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깜깜 무소식이다. 국회에서도 공청회 등을 통해 활발히 논의만 이뤄졌을 뿐, 확정된 결론은 없다.

그나마 최근 유럽연합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제동을 걸고, 반독점법에 따른 법적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업계는 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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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구글은 미국에서 사실상 망사업자 지위를 갖고 있어 직접 이동통신사업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규모 투자와 사업을 확장하는 구글 입장에서 사물인터넷 시대의 연결고리인 이동통신사업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이 검색 서비스를 넘어 전자상거래, 무인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로봇, 우주, 생명과학 등 전방위적으로 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사이 국내 기업들은 각종 규제와 외산 기업들의 독과점 횡포로 생존을 고민해야할 처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