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시즌 완제품-부품社, 엇갈린 표정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에 갤S6 선효과도 반영

일반입력 :2015/04/13 16:50

정현정 기자

1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이달 말 내놓을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는 통상 전자업계 계절적 비수기로 분류된다.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실적 하향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완제품과 부품 업체들 간 표정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과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부품 주력 업체들은 원·달러 환율에 아이폰6와 갤럭시S6 효과가 더해져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전 사업의 대표적인 제품인 TV 부문은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 및 경쟁 격화로 영업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예상보다 큰 원·달러 환율 상승폭과 높은 TV 패널 가격도 TV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달러 기반 수출을 주로 하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사업은 수혜를 입으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1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5조9천억원의 영업이익과 47조원 매출의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사업부별 매출이 포함된 확정실적을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호실적의 주역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문은 3조원대 안팎으로 전분기 보다 영업이익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지난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8천만대 이상으로 회복되면서 IT·모바일(IM) 부문은 2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루블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약세 등 환율 악재까지 겹쳐 2천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전분기 대비 이익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DP)는 5천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LG전자는 TV사업부가 속한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실적 악화와 휴대폰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증권가 컨센서스를 다소 밑돌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 및 유로·신흥국 통화 약세 등 부정적인 환율 여건이 지속됐고 패널 가격도 강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한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천7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14조4천428억원으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사업이 중심인 LG전자는 매출은 신흥국 통화로, 비용은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고 TV 패널 가격 역시 강하게 나타나 TV 부문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HE 부문은 201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스마트폰 부문은 중저가 모델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심화와 주력 플래그십 모델의 성숙기 진입에 따른 효과로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 경신했던 4분기에는 다소 못 미치겠지만 대규모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영업이익 평균치는 1조4천80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다소 줄어들겠지만 젼년 동기와 비교해 40.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컨센서스 역시 4조7천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할 전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PC 수요로 D램 가격 환경은 비우호적이었지만 25나노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절감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낸드플래시 부문은 산업 비수기와 더불어 제한적인 원가 절감 여력에도 불구하고 흑자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비수기 영향으로 4분기 대비 줄겠지만 패널 가격 호조와 애플향 신제품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천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도 7조1천54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플렉서블 OLED 매출 본격화로 영업이익은 6천8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TV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강했고 아이폰6 수요 강세로 패널 출하량이 예상보다 많아 실적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1분기부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향 카메라모듈과 기판, 패키징 매출이 증가하고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03%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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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갤럭시S6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 FC-CSP, MLCC, HDI기판, 진동모터, 와이파이모듈, 무선충전모듈 등 부품 공급이 개시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원가구조 개선 노력도 예상보다 강도높게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역시 지난 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애플향 카메라모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6천405억원과 708억원으로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1%와 12.5%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