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할인 폭 확대 자급제 활성화 유도할 것"

정부 "단말기 가격 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

일반입력 :2015/04/08 17:30    수정: 2015/04/08 17:42

정부가 단말기 유통법 보완책으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올리고, 단말기 지원금 상한을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확대했다. 단말기유통법이 정작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혜택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단말기 유통법 입법 취지 가운데 하나였던 출고가 인하와 관련한 내용은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출고가 인하 여지를 없앴다는 지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을 20%로 올리면서 자급제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로인해 출고가도 낮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세웠다.

단말기를 자체 구매할 경우, 실제 통신비의 20%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급제 단말기 수요가 확대되고 출고가 인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원금 상한액을 올린 것은, 역으로 출고가 인하 여력을 상쇄시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말기 지원금 활용 범위가 넓으면 굳이 출고가를 낮추지 않고, 지원금 정책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상한선을 높인것이, 단말기 유통법 취지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방통위 김재홍 상임위원은 “이통사들이 상한선에 근접하는 지원금을 책정하지 않는데도 이렇게 상한을 올리면 선심을 쓰는 전시행정으로 볼 수도 있고 4.29 보궐선거를 고려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며 “미래부가 주도하고 방통위가 협업한 내용은 무리한 단기적 경기부양책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과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의 일문일답 내용.

- 12%에서 20%로 요금할인이 변경되면서 소급적용을 한다고 했다. 나중에 다시 산정해 20%보다 낮아지면 또 소급되는 것인가.

“소급적용이라고 말하기 보다 20%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4월24일 이후 20% 적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는데,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될 당시 근거자료가 되는 이통사의 공시 지원금에 대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추정한 것이 12%다. 이번에 실제 지급한 자료를 가지고 기준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

-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단통법 도입 당시 취지로 내세운 단말기 가격 현실화에는 역행하는 발표 아닌가.

“단말기 가격은 지원금 상한이나 요금할인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금할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단말기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본다. 요금할인율을 12%에서 20%로 올렸기 때문에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 자급제 단말기 시장이 형성될 것이고, 단말기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출고가 인하에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조규조 국장)

“단말기의 제조단계, 서비스 가입, 유통점에서 실제 유통까지 종합적인 정부의 대책과 과제가 있는 것은 맞다. 단말기 유통법이 성과를 내기 위해 상당부분 미래부가 할 일이 있고, 방통위 차원에서는 사후규제 측면에서 할 일이 있다. 방통위는 이번에 상한액을 상향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원회는 리베이트 등을 통해 불법 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불법적인 부분을 줄여 나가면서 합법적인 지원금 경쟁을 기대한다. 이로써 유통구조 개선이라든가 경쟁 확대로 출고가 인하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 정부가 일방적으로 요금을 정한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인가.

“기본적으로는 지급된 지원금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고시안이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5% 범위 대에서, 또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차원에서 최대한 고려해 적용한 결과다.”(조규조 국장)

- 요금할인율은 매 분기마다 다시 설정하나.

“재설정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 상황을 보고 적정한 시점에 하겠다.”(조규조 국장)

- 지원금 상한을 늘린다고 이용자 혜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상한을 올리면 지원금 상한제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아닌가.

“지난 2천년부터 15년 가까이 상한 규제를 해왔는데 과다한 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가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요금으로 전가돼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한때는 법에, 때로는 행정 지도를 통해 규제를 해왔던 것이다.

과거 27만원이라고 하는 기준이 있었고, 지난해 법 시행 되면서 30만원 기준이 생겼다.

상한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시장 구조상 불공정 행위, 소위 지원금 과다 경쟁에 이어지는 소비자 후생 저해라는 부분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상한선 규제는 불가피하게 유지해야 한다. 언젠가는 상한선은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 시장자율에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현행법이 3년 일몰제라 이 기간 동안 법의 목적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업자들도 법 취지에 맞게 기존 마케팅 관행을 벗고 새로운 룰을 정착하는데 같이 노력한다면 과도해 보일 수 있는 규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박노익 국장)

- 지원금 상한을 정해 지원금금 대신 출고가를 인하하는 쪽의 취지가 있었는데 오히려 지원금 상한을 올려 출고가 인하 여지를 줄였다는 비판이 있다.

“출고가 인하라는 것이 지원금 상한 하나 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금 상응 요금할인제라든가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되고 경쟁 치열해지면 거기에 따른 인하 효과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조규조 국장)

- 특정 제조사의 특정 단말기 출시 시점에 앞서 지원금 상한을 올리고 제재가 결정된 통신사의 영업정지 미루는 것까지 여러 곳에서 특정 업체 봐주기란 지적이 나온다.

“영업정지 시기와 관련해 과거에 위원회에서 제재를 할 때 영업정지 여부 및 기간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집행 시기는 사무국에 위임을 해서 결정했다. 작년 3월에 이통3사 영업정지 의결했지만 집행 시기는 9월이었다.

영업정지를 집행하는 것은 사실상 문제 제기한 부분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오해 소지가 있어 과거 사례 말씀드린 것이다.

특정 단말기 보다는 지난주 단말기 유통법 6개월 시행 평가와 관련해 많은 언론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고, 그 중에서 대부분이 단말기 구입비가 비싸다는 소비자 반응이었는데 이같은 보도 내용을 국민의 의견이라고 판단한다.

이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판단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검토해서 결정한 것이다. (특정 제조사 사정을 살핀 것이란) 그런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박노익 국장)

- 6개월에 지원금 상한을 다시 정한다고 했지만 이번주에 갑자기 논의한 이유는? 또 상한액 조정이 이뤄진 뒤 미래부와 합동 브리핑을 잡아야 하는게 순서 아닌가?

“3월 하순에 6개월 맞아 많은 문의 있었고, 방통위가 실무적으로 조정 여부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 드렸다. 현행 규정상 할 ‘수’ 있고, 예외 규정도 있다는 것인데, 민법과 같이 시기를 물리적으로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갑자기’라고 말하기 보다는 3월 하순부터 실무적으로 검토를 했고, 4월 초순을 거치면서 언론 보도가 이뤄지고, 결국 이조정 여부에 대한 정책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갑자기는 아니다.

또 오늘 오전 의결이 있었지만 상임위원 간에는 지난 주에도, 또 의견 전날과 이전날에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

정부라는 곳은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유관 부처와 협의를 거쳐 하는 곳이다. 양부처 간 협의체를 각분야별로 협력하던 분야인 것처럼 미래부 통신정책국과 실무적으로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눠왔던 부분이다. 협업으로 이해해달라.”(박노익 국장)

“단말기 유통법 시행 6개월이 지나면서 미래부 방통위 간 긴밀하게 움직였다. 동전 앞뒷면처럼 연계돼 있는 것과 같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서 좋은 방안을 강구해보자, 지원금 상한 조정이나 국민의 가계 통신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에 전달하자 등에 의미를 두고 브리핑을 하기로 한 것이다.”(조규조 국장)

- 요금할인율이 먼저 결정되고 지원금 상한 상향 논의가 나오면서 방통위 정체성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절차상의 문제 지적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나.

“절차상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단말기 유통법은 양 부처간 협의가 이뤄지기 사안으로 공동 소관의 문제다. 동전 이야기도 했지만, 수레 양 바퀴처럼 굴러가는데 어느 한 쪽이 커지면 굴러갈 수 없는 것처럼 맞물려 움직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 두 기관이 각각의 법령과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해 결정한 것이다.”(박노익 국장)

-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요금할인을 선택한 가입자가 정확하게 어느 수준인가.

“15만4천여명이다.”(조규조 국장)

- 요금할인 받으려면 중고 난말기나 2년 약정이 끝난 것만 되는 것을 잘 홍보하지 않았다.

“2년 약정이 끝난 경우만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새로 가입할 때도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조규조 국장)

- 기본료 폐지나 요금인가위원회 등 정치권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은?

“기본려 폐지는 통신사업자가 요금을 설정할 때 트래픽에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설정하냐의 관계이지 전체 통신요금에서 기본료를 덜어내자고 말하는 논의처럼 그런 구조가 아니다. 요금인가위원회는 미래부가 현재 인가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검토해갈 계획이다.”(조규조 국장)

- 단말기 유통법의 장기적인 정책목표가 출고가 인하였는데, 지원금 상한을 높인 것은 그만큼 제조사한테 출고가를 인하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지를 만들어준 셈이다. 두가지 정책 목표가 맞지 않다. 상충되는 것 아닌가.

“요금할인제도는 법에 주어진 기준과 정책적 목표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고, 단말기 지원금 역시 방통위가 시장상황이나 정책적인 목표를 고려해 추진했다고 생각한다.”(조규조 국장)

- 20% 할인이라는 것 자체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인데 이통사의 요금은 자율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주는 식으로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 아닌가.

“요금할인 20% 상향 조정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말하자면, 이 제도 도입 취지가 일부 이용자는 지원금을 받고 일부 이용자는 못받아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제도 취지에 맞게 축적된 자료만을 보고 답을 내놓은 것 뿐이다.”(조규조 국장)

- 12%에서 20%로 껑충 뛰었는데, 그렇다면 지원금이 그렇게 많았다는 것인가.

“12%를 20%로 올린게 그동안에 쓴 지원금 수준이 올랐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 12% 산정할 때는 시장에서 제공되는 지원금을 상한 30만원을 기준으로 삼고 시뮬레이션으로 해서 이통사와 제조사의 지원금 추정치에 업계 의견을 듣고 계산해 12% 출발하게 된 것이다.

실제 집행 지원금이 추정치보다 많았다. 요금제 비례하는 원칙 기준으로 산정 했는데 실제 6개월간 저가 요금제도 상당히 많은 지원금이 지급됐고 법 시행 초기 중거가 요금제에 예상보다 지원금이 늘어난 원인이 있다고 본다.”(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

- 상한액 33만원은 곧바로 적용되나.

“상한액은 즉시 실시하게 된다. 공고를 할 것이다. 다만 이통사가 올리는 것은 별개로 이통사 자율 판단이다.”(최성호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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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기 지원금 지급 자료를 가지고 2월 중순부터 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방금 6개월치를 살폈다고 했다. 무엇이 맞는건가.

“정확하게 말하면 이통사에 매달 자료를 제출받고 공식적으로 제출받은 자료는 현재 2월말까지 받았다. 2월말 자료는 이달 중에 들어왔고 20% 산정의 판단 근거로 삼은 자료는 법 시행 시점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치 자료다.”(류제명 통신이용제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