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위험 알려주는 WAVE 車 타보니…

자율주행차 핵심기술…2017년 상용화 목표

일반입력 :2015/04/06 16:16    수정: 2015/04/06 16:22

'전방 92m 야생동물 주의운전!'

차량 운전중인 한 남성이 도로 부근에 야생동물 출현 메시지를 보고 저속 운전을 시작한다. 이 남성은 속도를 줄여도 뒷차 충돌 위험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야생동물은 별 사고 없이 도로 멀리 벗어났다.

이같은 일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웨이브(WAVE)에서 가능하다. WAVE는 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s의 약자로 자동차 환경에 맞도록 개발된 차세대 차량용 무선통신 기술이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이날부터 10일까지 닷새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튜닝 및 자동차생활문화관)에서 미래형 자동차기술 체험 운영을 시작했다. 킨텍스 전시장 주위 3km를 WAVE 기술이 탑재된 스타렉스 차량 2대가 주행하며 전방 급감속 감지, 전방 야생동물 출현 감지, 공사장 감지, 사고차량 감지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순서다.

체험 시승 운영 첫 날인 6일, 직접 WAVE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타봤다. ■차량간 WAVE 통신 기술을 돕는 단말기 내부 설치

WAVE 기술이 탑재된 스타렉스 차량 2대의 내부에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차량용 전장품 개발 전문업체 카네비컴의 WAVE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CW-100이라 불리는 이 단말기는 고감도 블루투스 및 GPS가 내장됐으며, 차량간 안전정보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날 시승 체험은 시승 참가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이 아닌 전문 드라이버가 직접 운전하며 시승 참가자들은 해당 기술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승 체험 안내를 맡은 윤재준 카네비컴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카네비컴의 WAVE 기술은 전자부품연구원에서 개발한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간 안전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지능형 교통시스템 관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WAVE 기술 체험 전, 카네비컴 측은 최근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대형 다중추돌 사고의 영상을 보여주며 WAVE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WAVE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고 가능성은 80%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통해 알림 표시 되는 방식...2017년 서비스 목표

WAVE 기술은 올해 본격적인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오는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서울모터쇼 관람객들에게 선보인 WAVE 기술은 15개 중 4개로 실시간 전방 충돌알림 서비스, 야생동물 주의 알림 서비스, 도로 공사 중 알림, 그리고 사고 차량 정차 알림 서비스 순이다.

카네비컴은 킨텍스 주변 도로에 가상으로 위험요소 등을 사전에 설정해놨다. 윤 책임연구원은 “위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 차량 간 통신 속도는 최대 27Mbps, 평균 6Mbps로 간단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시연 구간 기준으로 두 대의 시연 차량이 150m 이내 간격으로 들어와야 WAVE 기술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3km 구간을 운행해보면, 카네비컴의 단말기는 쉼없이 안내기를 통해 사고차량이나 야생동물 관련 위험 메시지를 화면으로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음성 지원은 시연 차량에 마련이 되지 않았다.

윤 책임연구원은 “2017년 정도 되면 지금 시연 차량에 설치된 단말기 크기보다 4분의1 정도가 줄어든 단말기가 나올 예정”이라며 “차량 내부 우측 글로브박스 내부에 설치가 가능할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우디 등 외국 완성차 업체, WAVE 기술 도입 관심 높아

현재 카네비컴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자체 WAVE 기술이 탑재된 단말기 공급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자율주행차 최초 등장시기가 오는 2020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체 WAVE 기술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책임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WAVE 기지국이 경부고속도로 서울~신갈 부분, 세종시 주요 도로에 1.5km 간격으로 설치됐다”며 “현재 신갈~호법 구간에 WAVE 기지국이 설치중이며,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WAVE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상용화 되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기술 뿐만 아니라 하이패스 자동 과금 징수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이 WAVE 단말기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시승 안내를 마친 윤 책임연구원은 “GM이 오는 2016년부터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WAVE 기술을 넣겠다는 정보가 있다”며 “향후 WAVE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술로 운전자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AVE 기술 체험은 10일까지 서울모터쇼 제2전시장 7홀 ‘ITS 시승행사’ 안내 부스에 신청이 가능하며 간단한 서약서 작성 후 직접 카네비컴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