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개막한 2015 서울모터쇼가 ‘모델쇼’라는 오명을 벗고 행사의 주인공인 자동차 중심의 전시회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에 따르면 개막 첫 날부터 주말이 낀 5일까지 약 20만명 이상의 누적 관람객이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모터쇼는 총 32개 완성차 브랜드, 131개 부품 및 용품사, 18개 튜닝 업체, 4개 이륜차 업체 등이 참석했으며 전체 전시장 크기는 91,141㎡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모터쇼 참가 업체들은 화려한 레이싱 모델들을 통한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보다는 큐레이터, 서포터즈, 전문 매장 딜러 등 전문적인 차량 정보 전달에 능숙한 인력 배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연비가 어떻게 되죠?” 출품 차량에 대한 문의가 활발
킨텍스 제2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한 혼다코리아는 여성 모델보다 눈에 띄는 것이 두 가지 있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혼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ASIMO)와 큐레이터 시스템이다.
모터쇼 부스에서 빨간색 의상을 갖춘 큐레이터는 혼다 부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차량 상담 역할을 담당한다. 모터쇼 관람객들이 차량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큐레이터 개별로 태블릿PC가 지급됐다. 이 태블릿PC는 출품 차량들의 특징과 제원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큐레이터 덕에 혼다 부스는 차량 상담에 대한 문의가 활발하다. 한 남성 고객은 소형 모델 시빅의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여부를 큐레이터에게 물었고, 연비나 주요 제원들을 묻는 여성고객도 있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큐레이터 시스템은 지난 2013년 행사보다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이라며 “총 13명의 큐레이터들이 모터쇼 부스에 머물며 한 차종 당 두명의 담당 큐레이터들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제1전시장에 위치한 아우디 부스는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 시스템을 적용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우디 같은 경우 일부 출품 차량은 전문 딜러에게 특별 요청을 해야 출품 차량 내부를 탑승할 수 있다”며 “딜러의 동행 없이 차량 탑승하는 경우 안전문제 등으로 관람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는 주요 출품 차량에 여성 모델들을 배치했지만, 노출이 전혀 없는 캐쥬얼 정장을 착용시켰다. 증가하는 여성 고객이나 가족 동반 관람객들을 배려한 조치다. 아우디 내부에서는 관람객들이 예전과는 달리 모델보다는 차량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터쇼에 참가한 수입차 업체 중 최대 규모의 전시 부스를 제1전시장에 마련한 폭스바겐코리아도 푸른색 옷을 입은 ‘도슨트(안내원)’을 배치했고,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노출이 심한 의상을 착용한 모델보다 전문 상담 인력을 보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한 모델 복장 지양해달라” 모터쇼 조직위의 의지 돋보여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 측은 올해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 과도한 모델 복장 착용을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용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이제는 서울모터쇼가 제네바, 프랑크푸르트 처럼 모델이 아닌 자동차가 주역이 되는 행사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각 참가업체에 과도한 모델 복장은 지양해달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모터쇼에 참가하는 모델들의 복장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은 모터쇼 조직위가 아닌 각 참가 업체다. 올해 모터쇼 참가업체 중 완성차 브랜드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일부 부품 업체들은 가슴이나 배 등 노출이 있는 의상을 착용한 모델들을 여전히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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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서울모터쇼부터 모델이 아닌 자동차가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조직위 내부에서도 서울모터쇼가 타 외국 주요 차량 전시회처럼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기술을 만나다 예술을 느끼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오는 12일까지 열리며 6일부터 진행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시승 체험, 7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Car is Art' 컨퍼런스 등 부대행사들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