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의 변신…건축 우주 분야 진출

랜더링 기술 등 타분야 가상 모델 구축에 적합

일반입력 :2015/04/02 11:21    수정: 2015/04/02 11:38

전문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 엔진이 교육, 의료, 의료, 건축, 우주, 환경, 국방 등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 제작을 위한 개발툴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게임 엔진이 다양한 곳에서 쓰이는 이유는 게임에서 사실적인 맵과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구현된 광원효과, 랜더링 기술 등이 실제 건축이나 가상 모델을 만들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시간으로 수정된 내용을 적용할 수 있어 빠른 작업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 엔진의 비 게임 분야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엔진 개발사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기능도 추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엔진이 대표적으로 쓰이는 분야는 건축이다. 지난해 동계올림픽이 열린 러시아 소치의 3D 모델이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이 모델은 공사 착수에 앞서 소치에 건설해야 할 경기장, 숙소 등 인프라의 위치와 교통 환경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진 가상 경기장은 실시간으로 내부도 둘러볼 수 있어서 올림픽이 개최 전 관계자와 자원 봉사자의 교육도 이를 통해 진행됐다.

군사 훈련에서도 게임 엔진은 폭 넓게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해 언리얼 엔진과 가상현실(VR)디스플레이를 연동해 가상 현실 속에서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특수 작전과 대테러 작전을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3D 의료 시뮬레이션도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다. 실제 인체 대신 3D 모델로 인체 해부학을 교육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요 수술을 연습하기도 한다.

미국 에모리 의과대학은 간 외과 해부학을 배울 수 있는 앱을 게임 엔진으로 제작했다. 이 앱은 3D로 구현된 간을 부위별로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의 구조와 참조 수술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이텍은 광장 공포증, 사회 불안 장애와 특정 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 ‘포보스’를 개발 중이다. 자극에 대한 등급별 노출, 사회 집단 역할 등을 시뮬레이션해 환자가 실제 상황에 노출되지 않고도 치료받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교육 분야에도 게임 엔진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신규 교육 정책으로 내놓은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에 게임 엔진 개발사인 ‘유니티’가 선정됐다. 유니티는 자사의 게임 엔진을 활용해 새로운 교육과정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네덜란드는 사건 현장에서의 부상자 분류, 의사소통 및 사건 해결 능력 등을 배울 수 있는 아이리스(IRIS)를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해 경찰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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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물류 배송을 위한 시스템 구축, 가상 전시관, 빅데이터를 활용한 환경 변화 추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 유니티 관계자는 “게임 엔진의 잠재력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며 “한국에서도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 중인 비 게임 업체가 있으니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