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을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하는 현재의 결합판매가 방송통신 산업을 황무지로 만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방송-통신 상품 판매를 통해 소비자에 각종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결합상품 판매제도가, 사업자간 과열경쟁으로 특히 방송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나 정치권이 제도적으로 공정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결합상품 판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과열경쟁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너무나 과도한 할인가를 적용하면서 수익성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서비스들이 할인된 가격에 제공돼 이용자 편익이 큰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서비스 업체로서는 합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없고, 오히려 경쟁이 위축되면서 할인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방송통신 상품중 가장 영향혁이 큰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시장까지 과점할 수 있는 '지배력전이'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처음부터 결합판매가 완전 허용된 것은 아니다. 정부도 과거에는 통신사의 결합판매가 공정경쟁에 저해된다며 큰 우려를 표시해 오다, 2004년 이후 일부 규제가 완화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전환됐다.휴대폰이나 IPTV와 케이블방송, 초고속인터넷은 모두 각각의 상품성을 가진 서비스다. 이를 묶어 판매할 경우, 규모의 경제에 따라 더 값싸게 더 고품질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비용 절감을 할인혜택으로 반영해 이용자 편익을 극대화하 자는게 결합판매의 취지다.
하지만 비용절감이 할인으로 이어지는 것보다 통신사의 주력 상품인 휴대폰 요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방송이나 초고속인터넷만 무료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합판매가 여러 상품을 하나로 묶어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가입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LTE 통신과 고가의 스마트폰이 도입된 이후부터는 이통사가 결합판매의 80%를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기존 방송사들의 설자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유료방송 산업은 결국 수신료 수익을 방송콘텐츠 제작자에 분배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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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방송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고, 결합판매를 하더라도 소비자는 더욱 비싼 요금을 내고 다른 콘텐츠를 시청할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전문가는 “최소한 결합판매 할인율 제한을 통해서라도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에 이르는 생태계의 문제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통신사 중심의 방송산업으로 구조가 바뀌고 나면 다시 독과점이 발생해 이용요금이 오를 수도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