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국내 TV홈쇼핑 6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이란 철퇴를 맞았다.
이번 공정위 결정이 4·5월로 예정된 TV홈쇼핑 사업 재승인 심사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회사 대표 등이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다 구속 기소된 롯데홈쇼핑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납품업체들에게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한 6개 TV홈쇼핑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143억6천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과장금 부과가 결정된 6개 TV홈쇼핑사는 CJ오쇼핑(과징금 46억2천600만원)·롯데홈쇼핑(37억4천200만원)·GS홈쇼(29억9천만원)·현대홈쇼핑(16억8천400만원)·홈앤쇼핑(9억3천600만원)·NS홈쇼핑(3억9천만원)이다.
공정위가 판단한 TV홈쇼핑사들의 갑질 유형은 다양하다.
▲방송계약서 미교부 또는 지연교부 ▲판매촉진비용 부당 전가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수수료 수취방법 변경으로 불이익 제공 ▲모바일 주문 유도를 통한 수수료 불이익 제공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상품판매대금 미지급 또는 지연지급 등이다.
특히 CJ·롯데·현대·홈앤 등 4개 업체는 총 판매촉진비용의 절반 이상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거나 사전약정 체결 없이 판매촉진비용을 부담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CJ는 총 판매촉진비용의 99.8%에 해당하는 56억5천800만원을 146개 납품업체에 부담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CJ는 방송시간과 방송 종료 후 2시간 이내의 주문에 드는 판매촉진비용 전액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고, 2시간 이후 주문에 드는 비용은 절반씩 분담하기로 약정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한 롯데·GS·현대·홈앤·NS 등 5개 업체는 납품업체의 자율적인 경영활동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메일·카카오톡·구두 문의 등을 통해 납품업체들에게 다른 TV홈쇼핑사와의 거래 조건, 매출관련 정보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롯데·GS 등 2개 업체는 방송을 하면서 판매실적 미진 등을 이유로 수수료 방식을 바꾸거나, 당초 합의된 수수료율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했다.
아울러 CJ·롯데·GS·현대·홈앤 등 5개 업체는 홈쇼핑의 일반적인 주문 수단인 전화 대신 모바일 주문으로 소비자를 유도해 납품업체들에게 더 많은 판매수수료를 부담시켰다. GS 직원은 자신에게 할당된 매출실적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납품업체에게 계약서상에는 없는 7천200만원의 수수료 받아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롯데·현대·홈앤·NS 등 4개 업체는 공정위 조사에서 적발되기 전까지 일부 상품 판매대금을 납품업체에 지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TV홈쇼핑사 사업 재승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4월이나 5월이면 미래부의 TV홈쇼핑 재승인 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은 5년마다 정부로부터 재승인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올해 재승인에 해당되는 기업은 롯데·현대·NS홈쇼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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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분류 9가지에 세부 심사항목 21개와 특정 평가 항목에서 기준 점수를 넘어야 한다. 과락이 적용되는 대분류 심사 기준은 200점 배점 항목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과 90점 항목인 ‘조직 및 인력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부분이다.
이번 재승인 평가에서 가장 우려가 큰 기업은 롯데홈쇼핑이다. 신헌 전 대표가 납품업체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과 추징금 8천800만원을 선고받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신 전 대표와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현직 임원도 모두 유죄를 선고 받아 롯데홈쇼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