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A호가 한국시간 26일 오전 7시08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옛 소련의 대륙간탄도탄(SS-18)을 개조한 3단 로켓인 드네프르에 실려 발사돼, 15분 후인 위성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32분 뒤인 40분께 남극의 트롤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3A호가 이날 새벽 성공적으로 발사돼 순항 중이다. 발사시간이 새벽으로 결정된 까닭은 야스니 발사장의 위치와 아리랑3A호가 한반도를 지나는 시각에 따라 결정됐다.
아리랑 3A호는 오후 1시 반 태양동기궤도 위성우로 설정됐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30분에 적도를 북반구 방향으로 올라가며 통과되도록 했다는 의미다. 오전 10~12시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아리랑 2호는 오전 10시 반 태양동기궤도로 설정된 바 있다.
따라서 아리랑 3A호가 정상 작동하는데 필요한 태양광 전지판과 안테나의 정상작동 여부를 포함해 발사 성공 여부는 항공우주연구원 위성관제센터와 교신하는 발사 5시간57분 후인 한국시간 13시05분이 될 예정이다.다음은 최석원 아리랑 3A호 사업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아리랑3A호 발사까지의 준비 상황은.
“지난해 11월25일 대전 유성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출발해 같은 달 27일 야스니 발사장에 도착했다. 그 뒤 12월13일까지 위성의 이송 중 문제가 없었는지 전기계통을 점검하고 위성에 연료주입을 마쳤다. 당초 지난해 12월24일로 발사일정을 잡았으나 우크라이나 엔지니어들이 발사장으로 오지 못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다시 올 3월11일부터 시작했다. 위성을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있는 상단부에 탑재했다. 이달 19일 위성을 조립동으로부터 20㎞ 떨어진 발사대(사일로)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해 21일 사일로에 미리 갖다놓은 발사체와 조립을 마쳤다. 그 뒤 조립동에 설치한 MCC(임무컨트롤센터)에서 텔레메트리(원격교신정보)를 통해 위성과 발사체의 접속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 위성 상태는 양호하고 발사에 이상이 없다.”
-발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발사 6시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발사 1시간반전 발사대에 파견된 인력이 철수하고 나서도 수시로 위성과 발사체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둘 중 하나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발사는 취소된다. 이런 상황은 발사 5분 전까지 계속된다. 하지만 발사 예정시각 5분 이내로 들어서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발사를 취소할 수 없다.”
-발사시간이 새벽으로 결정된 까닭은.
“발사시간은 야스니 발사장의 위치와 아리랑3A호가 한반도를 지나는 시각에 따라 결정됐다. 아리랑3A호는 낮 1시 반 태양동기궤도 위성우로 설정됐다. 오후 1시30분에 적도를 북반구 방향으로 올라가며 통과하도록 했다는 의미다. 오전 10~12시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아리랑2호는 오전 10시 반 태양동기궤도로 설정됐다.”
-기상에는 문제가 없었나.
“드네프르 발사체는 옛 소련의 대륙간탄도탄이다. 언제, 어떤 기상에서든 발사하게 돼 있다. 풍속이 초속 25m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 날씨가 흐리거나 맑거나는 거의 상관이 없다. 이날 야스니 발사장이 있는 러시아 오렌부르크 지역 기온은 영하 2도, 풍속은 초속 9m였다.
-드네프르 발사체는 분리되고 나서 어디로 떨어지나.
“1단 로켓은 연소가 되고 카자흐스탄 사막지대에 떨어진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2단 로켓은 아라비아해 상공에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단 로켓이 떨어지는 지역에는 이미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국제해사기구를 통해서 공역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발사 성공 여부는 언제 알 수 있나.
“발사 32분 뒤 남극 트롤 기지에서 아리랑3A호가 보낸 신호를 수신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확히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위성이 정상 작동하려면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발사 1시간27분 뒤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교신이 이뤄질 때 이를 확인한다. 태양전지판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사실상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우주에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성의 다운링크 안테나(관측 자료를 지상국에 내려 보내는 안테나)가 정상적으로 펼쳐지고 대전의 항우연 지상국과 교신이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발사에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발사 직전 결함이 발견된다면, 언제 다시 발사가 가능한가.
“위성이냐 발사체냐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일단 그날 발사는 어렵다고 보면 된다. 위성에 이상이 발생하면 다시 꺼내 고치면 되지만 발사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상황에 따라 재발사 시점이 훨씬 뒤로 늦춰질 수 있다.”
-아리랑 3A호는 다른 다목적실용위성보다 낮은 고도(528㎞)에서 궤도를 돌고 하루에 지구 주위를 15바퀴 이상 돈다고 한다.
“그만큼 더 선명한 영상을 자주 얻을 수 있다. 아리랑3호에는 적외선 센서(IR)뿐 아니라 해상도 55㎝인 전자광학카메라가 달렸다. 카메라를 물체 가까이서 찍으면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듯이 고도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선명한 위성영상을 얻는다. 일부 해외 군사위성의 경우 고도 200㎞에서 지구주위를 돌기도 한다.”
-적외선 센서와 최고 해상도 전자광학카메라 외에도 아리랑 3A호가 기존 다목적실용위성보다 개선된 점은.
“아리랑 3A호는 아리랑 3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리랑3A호는 영상처리 속도가 아리랑3호보다 30% 이상 향상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리랑3A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면서 지상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해야 한다. 빠르게 날면서 포착한 순간을 서둘러 처리해 이미지로 만들려면 그만큼 컴퓨터 처리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처리속도가 느리면 그만큼 광학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선명하게 만들지 못하고 흐릿하게 생성한다. 디지털카메라가 셔터스피트가 느리면 빠른 사물이 흐릿하게 찍히는 원리와 같다.”
-아리랑 3A호에 실린 적외선 센서는 어떤 영상을 찍게 되나.
“적외선 영역은 파장에 따라 크게 근적외선 중적외선 원적외선이 있다. 아리랑3A호는 중적외선 파장대의 영상을 찍는다. 이 파장은 밤에 영상 획득이 가장 용이한 파장대이다. 근적외선은 가시광선과 중첩되면서 깨끗한 영상을 얻을 수 없고 원적외선은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해상도가 떨어진다. 중적외선은 이미 국방 분야에서 검증된 영역이고 열섬효과나 야간 구름 관측 등 과학적 용도의 관측이 용이하다.”
-아리랑 3A호의 발사체를 드네프르로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발사비가 가장 저렴했다. 아리랑 3A호 발사체를 선택하는 입찰에는 일본의 H2와 유럽의 아리안로켓, 러시아의 로콧과 드네프르가 경쟁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러시아 발사체 2개가 선택됐고 이 가운데 발사비 2천500만달러를 제시한 드네프르가 선택됐다.”
-아리랑3A호 개발 사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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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됐던 점이다. 아리랑3A호 발사체를 선정할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분쟁이 발생하리라고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나서 미국과 서방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의 발사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했다. 기술적인 어려움은 사실상 없었다.”